돈·착취 연상 자본가들만의 세상 인식, 잘못된 부분 바로 잡아야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9일 ‘정명종합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2015 대한민국, 정명운동을 시작하자>로 총 3차에 걸쳐 진행해온 기업·교육·세금 분야 용어, 이념·사상 문화 분야 용어, 노동 분야 용어의 정명을 총 망라해 본격적인 정명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토론회는 사회에 복거일 작가, 기조강연에 송복 교수(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함께한 가운데 진행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안재욱 교수(경희대학교 경제학과)는 ‘자본주의’라는 용어만큼 오해를 많이 사는 용어가 없다고 밝히며 올바른 자본주의 개념에 대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삶을 원하는 대로 꾸려나갈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정치신념인 자유주의가 실현된 사회’를 일컫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안재욱 교수의 발제문 전문이다. [편집자주]

 

   
▲ 안재욱 교수

‘자본주의’라는 용어만큼 오해가 많은 용어가 없는 것 같다. 자본주의는 자유주의 이념이 실현된 사회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정치 철학이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자신의 삶을 자신 마음대로 꾸려나갈 수 있다는 정치적 신념이다. 자유주의는 사유재산, 법치, 자유로운 교환, 제한된 정부, 평화를 주창한다.

이러한 자유주의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인류를 잘 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가 도입된 이후 인류는 빈곤으로부터 벗어났다. 그리고 그 혜택은 특정계급이나 특정그룹에게만 돌아간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 이념이 실현된 사회인 자본주의를 특정집단을 위한 사회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생들에게 자본주의가 어떤 사회냐고 질문하면 거의 대부분이 자본가를 위한 사회, 돈이 최고인 사회라고 답한다. 이것은 학생들뿐만 아니다. 일부 지식인은 ‘돈 때문에 어린이가 유괴되는 데 어린이 유괴 사건은 자본주의에서만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자본주의를 붕괴시키기 위해서는 ‘취업도 하지 말고, 기업이 만든 물건을 사지 말라’고까지 선동한다.

기원전 1800년경의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 소아유괴를 사형에 해당하는 죄로 엄금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도 어린이 유괴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 그림 형제의 동화로 잘 알려진 ‘피리 부는 사나이’는 많은 어린이가 유괴되는 이야기다. 중세 때 실제 일어난 사건을 동화화한 것이라고 한다.

   
▲ 자유경제원은 6월 9일(화) 오전 10시 정명종합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2015 대한민국, 정명운동을 시작하자로 총 3차에 걸쳐 진행해온 기업·교육·세금 분야 용어, 이념·사상 문화 분야 용어, 노동 분야 용어의 정명을 총 망라해 본격적인 정명운동의 시작을 알렸다. /사진=자유경제원

고대 중국에서도, 조선시대에도, 자본주의 국가가 아닌 북한에서도 어린이들이 유괴된 사건이 많았다.

사람들이 남을 해치고 어린이를 유괴하고 살인을 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원초적인 욕망 때문이다. 그러한 욕망은 자본주의가 도입되기 훨씬 이전, 아니 태초부터 존재했다. 자본주의가 이렇게 잘못 이해되고 있는 원인은 칼 마르크스에 있다. 그는 자유주의 이념이 실현된 자본주의가 사회의 특정 계층, 즉 자본가외 기업가의 이익만을 위한 사회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어 했다.

그의 의도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가 최고의 가치를 두는 것이 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자기 자신의 부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는 비정한 사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당시 노동자들의 궁핍한 삶은 대부분 그 이전 시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었다. 노동자들은 전시대에 비하여 훨씬 잘살게 되었고 빈부차도 훨씬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는 당시 노동자의 삶의 한 장면만 보고 자본주의가 자본가들만을 위하는 체제라고 오해했다.

루드비히 폰 미제스는 “비록 마르크스가 자유주의 원리가 실행되는 자본주의를 자본가만을 위하는 사회라는 의미로 ‘자본주의’라고 명명했지만 이 용어만큼 사회발전의 근원을 잘 묘사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사회발전의 근원은 사람들이 자신이 생산한 것을 전부다 소비하지 않고 일부를 저축한, 즉 ‘자본축적’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그대로 쓰되 오해되고 있는 부분만 바로 잡으면 된다. /안재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