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익성 개선 통해 흑자전환 목표
저가 출혈경쟁 피하고 고수익·친환경 선박 수주 전망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조선 빅3가 올해 수주목표를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내실을 기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한동안 저가 수주로 출혈경쟁까지 벌였던 조선업계지만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노력 중이다.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수주에 들어가는 등 흑자전환을 위해 힘쓰고 있다. 

   
▲ (왼쪽부터)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각사 제공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가 최근 밝힌 올해 목표 수주 규모는 약 320억 달러(약 40조 원)로 추산된다. 기업별로 보면 한국조선해양 157억 달러(약 19조9000억 원), 삼성중공업 95억 달러(약 12조 원), 대우조선해양 69억8000만 달러(약 8조8000억 원) 순이다.

새해부터 연이은 수주 청신호에도 각 사는 지난해보다 낮거나 동등한 수준의 수주 목표를 제시했다. 저가 선박 중심의 과도한 출혈 경쟁을 지양하고 수익성 높은 고가 선박 위주의 수주를 통해 내실을 다지기 위한 작업으로 분석된다. 

가격경쟁에 있어 중국 조선사들과의 경쟁을 하다보면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중국 조선사들은 저가의 선박수주공세로 국내 조선사들이 위협하고 있다. 실제 국내 업체들의 선박 수주량도 지난 4개월 연속으로 중국에 밀리고 있다. 

당장 지난달에도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72척·196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이 가운데 중국이 40척·112만CGT(57%)를 수주해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2척·64만CGT(33%)로 2위였다.

다만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시장에서의 국내 조선사들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국내 조선업 선박 수주량 및 전세계 수주 비중 분석결과'를 보면 전 세계 선박 건조 발주량 중 중국수주 비중은 49%로 한국(37%)을 앞질렀다. 하지만, 대형LNG운반선·대형컨테이너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가장 높다. 해당 선박의 우리나라 수주량(1198만 CGT·149척)은 전 세계 발주량인 2079만 CGT(270척)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집계 됐다. 

실제 국내 조선사는 연초부터 고부가가치 선박을 연달아 수주하며 순항하고 있다. 1월 수주량만으로도 이미 연간 수주목표의 20%가량을 달성했다. 

지난 14일 한국조선해양은 HMM이 발주한 메탄올추진 컨테이너선 7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16일과 18일에 LGN선을 각각 3척과 2척을 수주하는 등 올해만 선박 31척, 47억37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31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LNG운반선 2척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지난달에만 20억 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한화 품에서 새출발을 약속한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익성 높은 선박 위주로 수주를 진행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13일 오세아니아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1척 수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활동에 들어갔다. 2억5000달러 규모다. 지난 2년 동안 목표치를 초과달성한 만큼 수주 실적을 채우는 데 급급해할 필요가 없다. 실제 대우조선의 LNG 운반선의 선박 건조공간이 2026년까지 예약이 찬 상태다.

이 같은 업황회복 분위기에 조선 빅3는 최근 진행된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간 흑자 달성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자회사까지 흑자기조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 8조 원, 영업익 2000억 원 목표를 제시했다. 통상 연간 목표 실적을 제시하지 않던 기조를 감안하면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해양은 매출 9조4000억 원이란 목표를 제시했다. 한화 인수 후 사업 정상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의 경우 오랜 기간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축적해 온 만큼 LNG 운반선과 같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을 통해 수익선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며 "다만 원자재 가격과 근본적인 인력난 등이 변수는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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