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문 기자] 신라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문무대왕릉을 모신 봉길해수욕장은 갈매기 천국이다. 그야말로 동해의 갈매기라는 갈매기는 다 모인 듯 '하늘 반 갈매기 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명작 ‘새’처럼 떼로 몰려오는 수천마리의 갈매기 무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무섭다"라는 공포와 "재미있다"라는 자연의 신비에 경탄하는 반응이 공존한다.

먹이를 올리자 겁이 많은 갈매기 녀석은 덥석 물지 못한다. 그 중 용감한(?) 녀석이 머리위를 맴돌다 벼락같이 낚아챈다. 녀석을 따라 하나, 둘 먹이사냥을 즐긴다. 그러나 어느 맹한 녀석은 자기 순번도 모르고 망설이다 다른 녀석에게 먹이를 빼앗기기도 한다.

발 아래 녀석들도 '키륵', '키륵' 울며 경험했음직한 새우깡 놀이를 기대하는 눈치다. “옜다”, 먹이가 뿌려지자 경쟁의 날갯짓과 다툼의 울음소리는 새들의 향연을 방불케 한다. 다른 먹이를 건네보지만 이미 갈매기들의 눈길과 입을 사로잡는 것은  새우깡뿐이다.
 
먹이 활동이 끝나자 무리 지어 다른 곳으로 힘찬 나래짓을 하는 갈매기들. 일사불란하게 날다가 한 순간 방향을 전환하는 군무가 펼쳐진다. 춤사위 사이로 햇빛이 물드면 '반짝 반짝' 빛나는 자연이 빚어낸 최고의 영상이 펼쳐진다. 오전보다 오후에 더 선명하다. 

갈매기는 평일보다 주말이 더 행복하다. 근처 양남의 주상절리와 문무대왕릉을 찾는 구경꾼들이 있기 때문. 갈매기가 있어 즐겁고, 갈매기는 먹이가 있어 즐거운 곳, 인간과 갈매기의 어울림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되는 곳. 그곳에서 자연과 인간의 교감, 상생이자 공생을 촬영한다.

   
▲ 신라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문무대왕릉을 모신 봉길해수욕장에는 비둘기. 까치, 까마귀 등 많은 새들이 함께 공생한다. 그중 갈매기가 세력 싸움에서 우세종이 되었고 날이 갈수록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경험자들은 "갈매기가 있어 즐겁고, 갈매기는 먹이가 있어 즐겁다"고 말한다. 할머니와 손주가 갈매기의 먹이 반응에 신기해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먹이가 뿌려지면 금방 야단법석을 떤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수천 마리의 갈매기가 떼로 날아가며 햇빛에 ‘반짝’하는 군무는 명장면을 이룬다. 대한민국의 국민포인트로 겨울철 물안개와 어우러진 일출로 유명하다. 근처에 문무대왕과 연관된 이견대와 감은사지가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겁이 많은 갈매기는 먹이를 덥석 물지 못한다. 그 위를 서성이다 벼락같이 낚아채면 또 다른 녀석이 동일한 행동을 반복한다. /사진=미디어펭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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