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부진 우려…부진 원인 제품력 아닌 소통부재 지목

[미디어펜=김태우기자]“내수 점유율 70% 확보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라”

현대차의 국내외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의 특명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12년 71.7%의 시장 점유율을 끝으로 3년째 시장 점유율 7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4월까지 63.0%로 사상 최저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는 이를 타계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상황이다.

   
▲ 정의선 부회장/현대자동차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은 내수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 신형 LF소나타, 올 뉴 카니발, 올 뉴 쏘렌토 등은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수준의 등급을 달성했다. 세계 각지의 자동차 관련 기관으로부터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는 등 상품성과 제품력에서는 이미 일정 수준에 올랐음이 입증된 부분이다.

그럼에도 오히려 최근 내수 시장에서 부진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는 그 동안 고객과의 소통 부진으로 인한 오해와 편견이 높아지고 나아가 고객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를 비롯해 자동차 관련 기사를 다루는 다양한 매체들이 현대‧기아차와 관련한 기사 또는 시승기를 게재할 경우 비판적인 댓글이 대다수이다. 이 중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감정적으로 현대‧기아차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댓글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에 정의선 부회장은 해외 시장 성장에 비해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 정체가 나타나기 시작한 수년 전부터 직원들에게 해외 사례를 들며 긴장감을 일깨우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과거 이탈리아 내수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했다가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피아트’ 사례를 언급하며 “내수 시장에 뒷받침 되지 않으면 해외시장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최근 국내영업본부 산하에 고객가치를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커뮤니케이션실’을 신설해 다양한 고객소통 채널을 구축하는데 나서고 있다.

현대차 고객커뮤니케이션실은 고객 소통을 강화해 현대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는 것은 물론 자동차 산업에 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블로거나 자동차 인터넷 동호회원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고객들을 초청해 다양한 주제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이해를 돕고 충분한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지난달 27일에는 현대 모터스튜디오에 30명의 하이브리드 차량 고객과 블로거, 동호회원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이 날 행사에는 현대차 연구원들이 참석해 하이브리드 차량의 배터리 개발에 대한 이야기와 배터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실험 영상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공개하는 한편,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쟁력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자동차 블로거와 동호회원 등을 현대차 남양연구소로 초청해 당시 화제가 되고 있던 제네시스의 스몰오버랩 충돌 테스트를 직접 시연해 높은 안전성을 과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내수‧수출용 강판 차별 논란 등에 적극적으로 고객들을 초청해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기아차도 지난달 27일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 출시를 앞 둔 신형 K5의 안전성과 디자인에 대해 고객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연구소로 초청해 ‘75도 측면 충돌 테스트’를 시연하고 2가지 버전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를 가졌다.

이 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정의선 부회장의 ‘고객 소통 강화’ 특명에 따라 제품 라인업에 고객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한 제품들을 적극 투입하며 ‘고객 마음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최근 선보인 현대차의 신형 투싼으로 여기에는 1.7 디젤 엔진을 통한 다운사이징과 7단 DCT 적용을 통한 주행성능 강화 등이 포함됐다.

최근 SUV 차종의 인기와 연료효율성에 대한 고객들의 지속적인 요구, 우수한 주행성능에 대한 요구 등을 반영해 배기량을 줄이는 한편, 7단 DCT를 적용해 연료 효율성과 함께 주행성능까지 높인 신형 투싼은 5월까지 누적 1만7727대가 판매되는 등 고전 중인 내수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엑센트, i30, i40, 벨로스터 등에 7단 DCT를 적용해 다이나믹한 주행감성을 높여 제품의 상품성을 높였다. 또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고연비 차량에 대한 수요에 대응해 소나타 1.6 터보, 소나타 디젤, 소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을 잇따라 선보여 고객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기아차 역시 최근 주력 소비층들이 스마트 기기의 활용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신형 K5에 무선 충전 시스템을 탑재하는 등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특명에 따라 판매, 서비스, 제품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객과의 소통에 나선 현대‧기아차가 하반기부터 결실을 거둬 3년만에 내수 점유율 70%를 회복할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