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도래 회사채 상환 자금 마련 등 유동성 확보 나서
[미디어펜=이동은 기자]현대건설과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회사채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상환 자금을 마련하는 등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 현대건설, 한국토지신탁, GS건설, SK에코플랜트 CI./사진=각사 제공

20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등급 ‘AA-’ 현대건설이 이날 2년물 700억 원, 3년물 800억 원 등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로는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을 선정했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 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발행 목적은 오는 9월 2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0억 원을 상환하기 위함이다. 

이날 한국토지신탁(A-)도 8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발행 금액은 ‘안성 공도 E-TRINITY 센트럴파크 공동주택’과 ‘단양 도전 e편한세상 리버비스타 공동주택’ 사업 추진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600억 원으로 증액할 수 있다.

오는 21일에는 한신공영(BBB0)이 500억 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신용등급 ‘A+’의 GS건설은 오는 22일 1500억 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하고 결과에 따라 최대 3000억 원까지 증액해 발행한다. GS건설은 조달한 자금으로 서원토건 등에 외주비 800억 원, 엘엑스하우시스 등에 자재비 700억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건설사들이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하는 등 회사채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퍼지면서 이를 기회로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기업분석 전문가는 “주요 건설사들이 회사채 만기일이 속속 돌아오면서 차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며 “미매각의 오명을 피하기 위해 필요금액의 일부에 대해서만 회사채 수요예측을 하고 결과에 따라 증액해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건설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A-)와 HL디앤아이한라(BBB+)가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수요예측에서 모집물량의 5배 자금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지만, HL디앤아이한라는 모집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요를 확보하는 등 신용등급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왔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5일 1000억 원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5080억 원이 몰리면서 2000억 원으로 증액해 발행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발행금액 가운데 1160억 원은 오는 4월 26일 만기가 돌아오는 사모사채(2000억 원)를 상환하고 나머지 840억 원은 이달 말 결제 예정인 B2B 전자결제 대금 1861억 원의 일부를 지급하는 데 사용한다. 부족한 자금은 보유현금과 자체자금 조달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 3일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140억 원의 주문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결국 기관투자자가 210억 원, 산업은행이 미매각분 290억 원을 인수했으며 이자율은 9.0%, 만기일은 2024년 2월 8일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발행 금액을 건설 및 자재 대금 납부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금융업계에서 건설사에 대한 비우호적인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 들어 채권시장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아직 건설사들이 직접 금융시장에 접근하기는 어려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용등급에 따라 우량과 비우량 등급 회사채 간 불균형이 나타나는 등 건설사별로 발행여건이 차별화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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