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예정이던 실시 협약, 아직도 체결 못해
서울시 "기본·실시 설계 병행 추진…2028년 개통 가능"
[미디어펜=박규빈 기자]"2017년부터 위례에 살고 있는데, 교통 인프라가 너무 부실해요. 지하철 5호선 개롱역·8호선 장지역·수인분당선 복정역 등에 가려면 버스로 15분이고, 코엑스까지도 40분 걸려요. 위례신사선만 기다리고 있는데, 교통 여건 좋은 다른 곳으로 이사 가고 싶어요."(서울 송파구 위례동 주민 20대 이모 씨)

   
▲ 위례신사선 노선 계획도./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강남권까지 이어져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 수단으로 꼽히는 경전철 '위례신사선' 공사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올해 말 착공하기로 예정됐던 계획은 내년 중으로 순연됨에 따라 당초 서울시가 확언했던 2028년 이후에나 개통될 전망이어서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GS건설 컨소시엄인 강남메트로주식회사는 지난해 말 위례신사선 사업 실시 협약을 마무리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사비를 포함,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협의 과정에서 합의를 보지 못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에서 출발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까지 가는 경전철이다. 노선은 총 14.74㎞로, 계획에 따르면 기점인 위례중앙역부터 가락시장역·삼성역·청담역을 거쳐 서울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까지 이어진다. 총 12개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6개역이 환승역으로, 서울 강남 주요 거점을 지나 '황금 노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중 일부 구간은 강남구청이 관내 종축 철도 노선 인프라가 부실하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했다가 취소한 모노레일 노선을 기반으로 한다. 2008년 국토해양부가 3월 위례신도시 개발에 따른 교통 수요 해결을 위해 성남 복정-용산 간 급행 철도로 추진하려던 사업으로,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그러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엎어져 신사역까지로 단축됐고,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을 끼고 있는 학여울역을 경유해 2027년 중 개통하도록 계획이 수정됐다.

대우건설·GS건설·두산건설 등이 참여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컨소시엄이 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2016년 10월 31일 삼성물산이 사업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포기를 선언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10일 GS건설이 삼성물산의 지분을 인수함에 따라 사업 백지화를 면했고, 이로써 이뤄진 GS건설 컨소시엄이 서울시에 의해 2020년 1월 31일 위례신사선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2020년 11월 5일에는 GS건설이 3853억 원에 위례신사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건설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해 본격 사업 개시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까지도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올해 기준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15년째 지역 철도 사업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셈인데, 2021년 3월로 예정돼 있던 실시 협약 체결이 영동대로 지하 공간 복합 개발 사업 계획과 맞물려 불발됐다. 삼성역 일대 노선 배치와 환승 센터 위치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올라 공사 비용도 덩달아 늘어나 이에 대한 협의 과정도 거치게 돼 착공 일정이 차일피일 계속 밀리게 됐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해 8월 서울시-강남메트로 간 가협약이 체결됐고, 연달아 실시 협약에도 도장을 찍을 예정이어서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졌지만 아직까지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 설명에 따르면 통상 기본·실시 설계에는 24개월이 소요되고, 이후 국토부의 실시 계획 승인·고시를 거치면 건설 공사 시행에는 60개월이 걸린다. 2023년 2월 20일에 바로 기본·실시 설계에 착수해 공사까지 마쳐도 최소 2030년 2월에나 개통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한편 서울시는 2028년 중 위례신사선 개통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GS건설 컨소시엄과는 실시 협약 협상 단계에 있다"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기본·실시 설계를 병행 추진 중인 만큼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도 "설계와 시공을 투 트랙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위례신사선이 이에 해당한다"며 서울시 측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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