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팔러 온 왕서방

[미디어펜=김은영 기자] 국내 금융권에서 중국자본의 진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보험권까지 중국 자본이 진출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중국계 자금 유입이 국내 금융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는 중국 자본의 넘쳐 나는 것에 대해서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금융시장에 큰 파장은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사진=JTBC캡쳐

지난 10일 금융위원회가 중국계 보험사인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인수를 허가함으로써 처음으로 중국자금이 국내 금융권으로 스며들었다.

이에 국내 자본시장에 상장된 보험사를 중국계 거대 자본이 잠식함으로써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배당, 주주이익 등과 관련해 오해려 국내 금융 시장 축소를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특히 과거 론스타의 '먹튀'에 대한 걱정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중국 거대 자본이 들어와서 투자가 이뤄지면 국내 경제, 금융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자본이 이익만 챙기고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시장의 전문가들은 이번 동양생명 인수에 대해 크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자본 같은 경우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특성이 다르다. 예를 들어 주식 같은 경우는 단기 속성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이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M&A(인수합병)를 노리고 들어오는 중국 자금은 아직까지는 경미하다고 본다. 국제 수지 가운데 자본수지 부분에 해당하는데, 투자한 부분에서 배당을 하기 때문에 시장이 줄어든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환율하고는 연결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중국자본이 나갔다가 환수되면 중국 위안화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선 중국계 회사가 돼버리면 동양생명에 보험을 가입한 사람들이 잘 모르는 회사로 인해 불안을 느끼고 단기적으로 해약이나 인출 사태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세계가 글로벌 금융 시대인 만큼 자본시장에서의 축소 등에 대한 불안과 부정적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보험사라는 측면에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금융권 가운데 캐피탈 부분에서는 일본 자금이 많은 만큼 금융시장에 외국계 자산이 많은 실정"이라면서도 "그러나 보험사는 좀 달리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보험사 상장할 때도 학계에서 이슈가 많았다. 보험사의 구조 때문이다.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의 보험사의 자산 형태로 운영되는데 이를 상장해 버리면 주주의 이익과 보험 가입자들간의 이익이 서로 상충하게 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문제가 되는게 고객들은 국내 소비자인데 반해 회사 운영진의 대표가 외국인이다"며 "시장의 판도가 크게 바뀌지는 않을 수 있지만 상장된 보험사인만큼 배당에 대한 부분 등이 보험 가입자들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은 센터장도 "일단 중국 보험 산업 자체가 태동하는 단계여서 기술부분에서 다소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어떤 전략으로 고객에게 다가가질 모르기 때문에 결론 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