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통화 정책 전환 기대감 ↓…반도체 업종 투심 되살아나지 않은 영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이던 반도체주의 주가 흐름이 정체된 모습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정책 전환 기대감이 꺾인 데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으면서다.

   
▲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보이던 반도체주의 주가 흐름이 정체된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48% 오른 6만23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9시 2분 6만26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소폭 내리며 박스권 등락을 거듭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보다 0.86% 오른 9만3500원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오후 12시 46분에는 9만1700원을 기록하는 등 9만2000원선도 무너졌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주가는 전날인 지난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기업들을 대표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급등(3.33%)에도 이렇다 할 상승세를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실제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각각 0.32%, 1.42%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 한 달 동안 삼성전자가 9.91%, SK하이닉스가 16.91%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급격히 둔화된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7일 장중 한때 6만5000원까지도 오르며 '7만 전자'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달 들어서는 6만원 초반대에서 게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주가가 급등세를 멈추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이유로는 미 연준의 긴축 정책 장기화 우려가 꼽힌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공개된 2월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데 동의하면서도 “높은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금리인상은 필요하다”면서 “물가상승률이 2%에 달할 때까지 금리를 더 높이고,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까지 증시를 밀어 올린 계기가 미국의 통화 정책 전환 기대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결과다. 더 이상 시장이 연준의 긴축 완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회복이 더딘 점도 주가 약세에 한몫을 했다.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을 통한 실적 개선이 필수적이지만, 업황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D램(DRAM) 가격 하락폭은 두 자리를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역대급 수요 침체와 과잉 재고로 D램 산업에 상처가 역대급으로 큰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회복 강도는 시장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적극적 투자 기조로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 업체가 기존에 계획한 투자 축소와 감산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현재 과도한 수준의 재고를 하반기까지 청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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