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수출물량 추가, 이미지 쇄신·일감 확보 통해 경영정상화 기대
내수시장서 초대형 RV라인업 통해 미국 브랜드 강조…이미지 제고 총력
[미디어펜=김태우 기자]본격적인 경영정상화를 위한 제너럴모터스 한국사업장(한국지엠)의 새로운 항해가 브랜드 최초의 크로스오버(CUV)를 통해 시작된다. 

한국지엠의 새로운 일감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북미행 배에 대량 선적되며 본격적인 수출길이 열렸다. 앞서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미국산 초대형 레저용차량(RV) 라인업을 소개한 것에 이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북미 모델이 경남 마산가포신항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28일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 북미 모델의 양산 시작에 이어,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가포신항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 북미 모델의 첫 선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첫 선적량은 약 5000여 대로, 모두 북미 시장을 향한 물량이다.

지난 10월 출시소식을 전해지며 언론을 비롯해 딜러와 소비자들까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인 만큼, 안정적인 시장 안착과 새로운 볼륨모델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이 모델은 GM의 글로벌 차량 포트폴리오에서 CUV부분을 책임진다. 

특히 북미 지역의 쉐보레 딜러들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CUV를 새롭게 정의하는 쉐보레의 최고급 엔트리 레벨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넓은 공간과 새로운 기능, 현대적이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갖춘 이 모델은 기대 이상의 고객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딜러들의 중론이다. 

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대한 폭발적인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창원과 부평공장을 2분기까지 풀가동 운영으로 생산량을 극대화해 연간 50만 대 수준의 글로벌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동시에 국내 모델 양산도 차질 없이 준비해 트랙스 크로스오버라는 이름으로 오는 1분기 중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GM의 창원 및 부평 공장에 1조1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 투자의 결실로 이뤄진 제품 양산과 항만 물동량 증가는 부품업계와 지역사회의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 로베르토 렘펠 GM 한국사업장 사장이 기념식에서 쉐보레 트랙스의 초기 양산 모델을 점검하며, 무결점 제조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한국지엠 제공


이번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행보에 국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제품의 상품성뿐만 아니라 한국지엠의 새로운 일감이기 때문이다. GM의 글로벌 정책으로 기존 세단라인업이 단종됐고, 일감이 줄어 공장 가동률이 하락했던 한국지엠이다. 

하지만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생산이 시작되며, 이 공백이 메꿔졌고,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시장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와 동급모델 등 함께 트랙스 크로스오버까지 일감이 확보된 만큼 올해는 지난 8년 간의 적자 늪에서 벗어나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내수시장에서는 저가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미국시장의 고급 초대형 SUV와 픽업트럭을 출시하며, 미국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는 다양한 선택지중 하나에서 벗어나 절대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시장에서 정식 수입되며, 한국지엠의 A/S센터가 이용가능하다는 뚜렷한 장점이 있는 초대형SUV와 럭셔리 픽업은 한국지엠의 트레버스와 타호, GMC 시에라다. 이들은 아메리칸 정통 브랜드를 슬로건으로 차선책이던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GM이 해외 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신차와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선보인다. 차종, 서비스, A/S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GM과 비슷한 환경을 구축해 한국 소비자들이 미국의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을 이용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지엠은 올해 3개 브랜드 쉐보레, 캐딜락, GMC에서 각각  트랙스 크로스오버, 리딕, 시에라를 출시한다. 아울러 추가적으로 3개의 수입 차종까지 총 6종의 모델을 올해 선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GM의 다양한 차종을 국내에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글로벌 GM의 서비스도 국내에 심는다. 서울 성동구의 동서울서비스센터를 재건축하고 GM의 글로벌 부품 공급 및 정비 서비스인 '에이씨델코(ACDelco)'를 론칭한다.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글로벌 차종이 대거 도입되는 만큼 A/S 범위도 확장하겠단 방침이다.

나아가 차량과 휴대폰의 커넥티비티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온스타' 서비스도 연내 출시해 기존 투박한 엔트리 미국차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서비스는 휴대폰으로 차량를 원격조정하는 서비스다. 

한국지엠은 올해 이같은 사업 전략을 통해 내년부터 경영 정상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올해 4월 발표될 지난해 경영실적에서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내년부터는 수익성 확대가 가속화 될 것이란 예상이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1월 있었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3년 GM은 매우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실하게 마련했으며, 이제 2023년 흑자전환과 이후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영정상화의 확고한 의지와 자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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