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내부 '순환매' 장세 형성…업계는 AI 활용 '박차'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테마를 형성하며 연일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AI 활용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된 상황이라 증권업계는 이번 변화를 비즈니스 모델로 수렴시키기 위해 발 빠른 탐색전에 돌입했다.

   
▲ 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테마를 형성하며 연일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챗GPT 열풍이 자본시장 최대의 화두로 군림하는 양상이 연일 지속되고 있다. 이번 열풍은 단순히 하나의 테마성 재료 이상의 폭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메타버스나 NFT 열풍과는 또 다른, 인터넷 활용 방식의 패러다임 그 자체를 바꾸고 제4차 산업혁명의 초석을 놓는 변화의 시작점이라는 분석이다.

일반적인 테마주 열풍과 다른 점은 챗GPT라는 대형 테마의 열기가 식지 않는 흐름 속에서 순환매 장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챗GPT 테마 안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관련주, 구글 관련주, 테슬라 관련주, KT 관련주, 삼성 관련주 등등이 차례차례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최근 며칠간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이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챗GPT 관련주들이 많이 상장된 까닭이다.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바빠졌다. 단순히 증시 거래량이 늘어나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다는 차원이 아니다. 이번 챗GPT, 나아가 AI 열풍을 어떻게든 빠르게 비즈니스 모델로 흡수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로보어드바이저라는 형태로 AI가 고객들에게 투자조언을 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키우GO 알고리즘', 삼성증권의 '주식굴링'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며 미래에셋‧신한투자‧유진투자증권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번 챗GPT 트렌드는 증권사 내부의 AI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까지 챗GPT와 같은 고성능 AI 기술이 정착된 것은 아니지만 대형사들은 우선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일례로 KB증권은 미국 상장사의 공시정보 분석과 가상투자 결과 보고서를 동시 제공하는 ‘KB로보뉴스’ 서비스를 지난 13일 선보였다. 

증권업계 최초로 글로벌 투자 대가나 기관투자자의 종목보유 현황, 포트폴리오 변화, 주요 주주 및 임직원 거래 동향 등의 정보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도 최근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손잡고 AI 기술을 활용해 외신 뉴스를 실시간 번역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AI 기반 리서치 제공 서비스인 'AIR'(AI Research)를 제공하고 있다. AIR 서비스는 이미 작년에만 1173개 종목의 보고서를 냈는데, 그 중에서 523개(44.6%) 보고서는 기존 리서치센터에서 다루지 않은 중·소형주 보고서를 내놨다.

일각에선 AI 애널리스트의 활용범위가 넓어질 경우 ‘매도 리포트’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국내 증권업계 특유의 관행이 바뀔 것이라는 색다른 기대감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형주들 위주의 분석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AI 애널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다 보면 결국 코스피 대형주들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가능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