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성까지 챙긴 전천후 SUV…다재다능한 매력
넘치는 안전·편의사양, 운전자도 편안한 드라이빙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출시 된지 20년이 넘어가는 현대자동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싼타페'는 그동안 페밀리카와 도심형SUV 역할을 톡톡히 해온 모델이다. 

지금까지 4번의 풀체인지(완전변경)와 3번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포함해 총 7번의 변신을 거듭했지만 싼타페는 항상 진흙을 튀기며 산길을 달리기보다는 도심을 미끄러지듯 달리는 게 더 어울렸다.

   
▲ 현대자동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차 제공


이번 4세대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 뉴 싼타페는  역시 그런 경향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디자인부터 주행성능까지 격한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를 달리는 듯 한 차가운 도시 남자 스타일과 같다. 

나아가 새로운 싼타페는 친환경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장의 분위기에 맞춰 하이브리드 모델도 추가됐다. 쏘렌토에 적용돼 선풍적인 인기를 끈 파워트레인이다. 

이런 더 뉴 싼타페를 직접 체험해 봤다. 시승모델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최상위 모델에 전자식 상시 4륜구동 시스템(AWD) 'HTRAC'이 적용된 6인승 풀옵션 모델이다.

가솔린 터보엔진에 전기모터를 더한 파워트레인으로 시장을 흔들고 있다. 당초 흥행 어렵다는 편견도 있었지만 싼타페에 적용된 이 하이브리드시스템은 쏘렌토 독주였던 중형 SUV하이브리드 시장에 경쟁을 고조시키고 있다. 

저배기량 터보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높은 연비를 확보하면서도 부족한 힘을 터보와 전동화로 채워 운전자가 느낄 답답함까지 해결하겠다는 게 이 파워트레인의 묘수다. 더욱이 하이브리드SUV이면서도 4륜구동 시스템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어 많은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저배기량의 터보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글로벌에서도 보기 드문 차량을 소개했다며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생소한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편견은 기우에 불과했다. 

세단과 같은 편안한 주행감과 정숙성은 하이브리드SUV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부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 싼타페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현대차 제공


이런 파워트레인을 적용한 더 뉴 싼타페는 쏘렌토보다 한발 늦게 등장했지만 시장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디자인적인 부분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더 뉴 싼타페의 외장 디자인이 처음 공개됐을 때 소비자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개성 넘치는 독특한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다소 난해한 디자인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실물을 살펴보니 사진으로 볼 때와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사진으로 볼 때는 좌우로 펑퍼짐한 느낌이었다면, 실물은 볼륨을 한껏 살린 디자인으로 웅장한 느낌을 준다. 보닛의 디테일한 굴곡도 사진과 실물의 느낌이 전혀 다르다.

실물의 입체감과 디테일한 디자인을 100% 전달하지 못하는 사진의 한계다. 무엇보다 야간에 조명이 켜진 뒤에 보여지는 전면디자인은 맹수와 같은 느낌을 받게 한다. 

시동을 켜고 도로로 나서면 이 차가 전형적인 도심형 SUV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승차감은 세단처럼 편안하고, 정숙성도 뛰어나다.

4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된 기아차의 형제차 쏘렌토와 비교하면 싼타페의 서스펜션이 상대적으로 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승객의 안락함에 더 중점을 둔 세팅인 듯했다.

하이브리드시스템으로 이미 조용한 정숙성에 차량에서 지원되는 소음·진동(NVH) 성능이 시너지를 발휘해 SUV보다는 편안한 세단과 같은 느낌이다. 여기에는 흡차음제와 이중접합유리 등을 충분히 활용해 외부 소음을 최대한 차단한 것이 주효해 보인다. 

   
▲ 싼타페 인테리어. /사진=미디어펜


바람이 상당히 부는 날씨에 외곽순환고속도로와 고속도로를 빠른 속도로 질주해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달리기 성능은 고속영역에서는 터보의 힘과 모터의 힘이 합쳐져 편안한 가속성능을 보여주고, 저속구간에서는 모터만으로 운행이 가능해 이 또한 조용하지만 운전자의 응답에 잘 반응해주는 모습이다. 

각종 주행보조장치들도 잘 작동됐다. 고속도로에서 과속구간단속 지역을 스마트 크루즈컨트롤과 고속도로주행 보조 장치를 켜놓고 달리니 손과 발이 할 일이 없다. 좌우 회전 깜빡이를 켜면 클러스터에 측후방 화면을 보여주는 것도 편리하다.

실내공간도 충분히 편안함을 느낄 만큼 잘 분배돼있다. 

신형 싼타페는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됐을 때의 느낌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당시의 그랜저는 너무 혁신적이라 호불호가 갈릴 듯한 디자인과 대중 브랜드에선 보기 힘든 럭셔리한 인테리어로 강한 인상을 남겼었다. 이번에 출시된 4세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대한 인상도 그렇다.

신형 그랜저가 역대 어느 세대의 풀체인지 모델보다 성공적인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신형 싼타페 역시 같은 길을 걷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