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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로 풀어 본 사회적경제법의 문제점은?
경제적 자유 침해 '큰 정부' 전염병 등 정부 본연의 활동 제한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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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5-06-15 09: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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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사망자가 점점 늘어가는 가운데 이제는 기저질환이 없었던 환자가 숨지는 사례도 속속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안전'에 최종적인 책임이 있는 정부에 대한 비판과 아쉬움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여론이 '친 정부'와 '반 정부'로 양분되어 메르스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게 되는 분위기가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박근혜 정부에 우호적이라고 해서 합리적인 비판마저 하지 못하거나,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이라고 해서 모든 사안을 '정부 탓'으로 돌리는 부작용이 관찰되고 있는 것이다.

경성대학교 행정학과 황수연 교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메르스 사태를 '사회적경제기본법'과 연결짓는 칼럼을 자유경제원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정부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원칙'에 대해 생각해 보기를 제안하는 이 글은 독자로 하여금 민주정 체제 하에서 정부가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편집자주] 

   

메르스(MERS · 중동 호흡기 증후군)가 빨리 수그러들어야 할 텐데 원하는 만큼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이 문제에 대한 대처와 관련, 정부가 초기에 정보를 공개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고 대처가 신속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의 대응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정부 기관이 의료진과 협동하여 메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모처럼 정부가 할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부가 할 일을 할 때는 국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게 된다. 정부가 할 일이란 개인적으로나 개인들의 자발적인 합의로 처리하기에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문제들로서, 국방, 외교, 치안, 사법, 주요 공공사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국민의 자유와 재산권을 보호하는 일, 전쟁과 테러와 재난과 전염병을 방지하는 일 등이 정부가 할 일이다. 전염병 방지는 신속한 대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드는 개인들의 자발적 합의를 통한 처리에만 맡기기 힘들고, 따라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가 해서는 안 될 일들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는 일이다. 경제는 민간 기업이 가장 잘한다. 이 때 정부는 민간 기업이 마음껏 경제 활동을 할 여건을 마련해 주는 일만 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 또다시 뜻있는 국민들을 근심하게 만드는 하나의 법, 소위 사회적 경제 기본법이라는 것이 발의되어 거론되고 있다.

국민들이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을 많이 만들어 운영하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고 어려운 사람들의 집단으로 소득 재분배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민간 스스로에 의해 운영되는 사회적 기업 등은 그 자체 문제될 것이 없다. 어떤 기업을 어떤 식으로 설립 운영하든 그것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에 달렸다. 원한다면, 이윤을 목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대신 소위 사회적 책임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을 운영해도 좋다. 문제는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걷어 이런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 정부가 경제 개입을 줄이게 되면, 그래서 민간이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하게 되면, 고용이 늘고 소득이 증가하며 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한다. 그러면 민간과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늘어난다. /사진=연합뉴스

사회적 경제 기본법을 옹호하는 정부 개입주의자들은 정부를 전지하고 전능하며 자비로운 독재자로 본다. 그러나 정부는 시장보다 정보가 부족하다. 정부가 명령 한 마디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함에도 정부 개입주의자들은 시장과 기업보다 정부가 더 잘 알고 더 잘 할 수 있고 더 착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용과 경제 성장을 늘릴 수 있고 원하는 방향으로 소득 재분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의 경제 개입은 경제를 후퇴시키고 소득 재분배를 악화시킨다.

만약 정부가 사회적 기업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면 이러한 보조금을 획득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등에 의해 정부를 상대로 한 지대 추구가 일어날 것이다. 정부가 경제에 개입하면 항상 이러한 지대 추구가 일어난다. 지대 추구는 자원을 낭비한다.

다른 생산적인 활동에 사용되었어야 할 귀중한 자원이 생산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지대 추구 활동에 쓰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사회의 부가 감소하든지 적어도 경제 성장률이 감소한다. 소득도 지대 추구를 활발하게 하는 이익 집단 쪽으로 재분배되어 소득 분배가 악화된다.

정부의 경제 개입이 적은 홍콩, 싱가포르, 스위스 등은 잘 산다. 서유럽에 복지 국가가 도입된 후 영국과 서유럽이 군사 강대국과 경제 강대국의 자리를 미국에 넘겨주었다. 한 때 잘 살던 남미가 경제 후퇴를 겪었고 아프리카 국가들이 빈곤하다. 한 때 우리나라가 높은 경제 성장을 보였으나 지금은 지지부진한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작은 정부로서 정부가 꼭 해야 할 일만 하느냐 큰 정부로서 정부가 경제 활동에 개입하느냐의 차이이다. 전자의 정부를 가진 국민들은 자유와 평화와 번영을 누린다. 후자의 정부를 가진 국민들은 억압과 혼란과 궁핍을 겪는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으로 상징되는 정부의 경제 개입과 메르스 퇴치로 상징되는 보호적 정부 기능은 서로 대체 관계에 있다. 정부가 사회적 경제 기본법과 같이 경제에 개입하는 여러 가지 활동들에 자원을 쓰면 메르스 전염병을 예방하고 퇴치하는 일이라든가 그밖에 정부가 정말 해야 할 일에 자원을 덜 쓸 수밖에 없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과 같은 법을 만들어 국민의 경제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는 전염병 퇴치와 같은 본연의 정부 활동에 쏟을 관심과 자원이 부족하여 이러한 재난이 발생하면 허둥지둥 속수무책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저것 다 할 수 없다. 따라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데, 선택을 할 때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비교 우위가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경제 활동은 기업에 비교 우위가 있고 개인의 신체와 자유와 권리를 다른 사람과 외부의 침해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정부에 비교 우위가 있다. 따라서 메르스 퇴치는 정부가 해야 하고 경제 활동은 개인과 기업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

정부가 경제 개입을 줄이게 되면, 그래서 민간이 자유롭게 경제 활동을 하게 되면, 고용이 늘고 소득이 증가하며 경제가 성장하고 발전한다. 그러면 민간과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늘어난다. 이러하므로 정부의 경제 개입 축소는 정부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두 가지 바람직한 효과를 발휘한다.

첫째, 정부가 쓸 수 있는 자원이 고정되어 있는 경우, 정부가 꼭 해야 할 일을 하기 위한 자원이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둘째, 민간의 경제적 자유의 확대로 경제의 파이가 커져 절대적으로 자원이 증대하므로, 역시 정부가 꼭 해야 할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정부의 경제 개입 축소는 정부가 할 일에 대해 이렇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황수연 경성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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