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토론회서 밝힌 대로 행안부 산하 재단 조성금으로 판결 배상
대법원 확정 3건 유족 14명 대상…계류 중 소송도 확정 시 지급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6일 대법원에서 2018년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확정받은 원고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재단의 조성금으로 판결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우리정부 산하 재단에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수혜를 입은 포스코 등이 기금을 출연하는 것으로 앞서 예고한 ‘제3자 변제’ 방식을 확정 발표한 것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설립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강제징용 피해자·유족 지원 및 피해구제의 일환으로 2018년 대법원의 3건의 확정판결 원고분들께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한 “재단은 현재 계류 중인 강제징용 관련 여타 소송이 원고 승소로 확정될 경우 그 판결금 및 지연이자 역시 원고분들께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외교부 청사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정부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3.6./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대법원 소송 피고기업인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대신 포스코,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KT&G 등 청구권협정 수혜 지업들이 재단 기금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배상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기존 일본정부의 입장이 고수된 것으로 일부 피해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3건의 원고는 14명(피해자 기준 15명)으로 이들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1인당 2억~2억5000만원에 상당하며, 지연이자까지 합쳐서 4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에 현재 대법원에 9건의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고등법원에 6건과 1심법원에 52건이 계류돼 있는 만큼 추후 해법의 적용 대상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대신 일본에서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가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함께 ‘미래청년기금’을 조성해 양국의 청년세대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4일 “게이단렌 차원에서 한일협력사업 창설을 위해 회원기업에 자금 협력을 요청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며 “징용 배상과 별개로 한국인 유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급 등을 상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일본의 사과 표명 방식은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가 담긴 역대 정부의 담화 및 선언에 대한 계승을 표명하는 것이 될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이 4일 이 같은 전망을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박 장관도 “정부는 한일 양국이 1998년 10월 발표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인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발전적으로 계승해 과거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화해와 선린우호협력에 입각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의 징용 해법 정부안 발표 이후 일본정부도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으로 일본기업의 기금 참여 및 사과 수준이 어떻게 표명될지 주목된다.

박 장관은 이날 ‘일본 피고기업의 직접 배상을 견인하지 못해 반쪽 해법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반쪽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물컵에 비유하면 물이 절반 이상 찼고, 앞으로 이어질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서 그 물컵은 더 채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부안 발표가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에 짜맞춰져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지적에 대해 “작년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뉴욕과 프놈펜에서 두차례 만나 징용 문제의 조속한 해결 의지를 표명한 바 있고, 이를 위해 외교당국간 협의를 가속화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답했다.

   
▲ 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외교부 청사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한 정부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3.6./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 장관은 ‘일본의 명확한 호응조치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배상안을 발표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대해선 “우리정부의 대승적인 결단에 대해 일본측이 일본정부의 포괄적인 사죄, 일본기업의 자발적인 기여로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죄를 받는 것이 능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에 공식 표명한 반성과 사죄의 담화를 일관되고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전날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취하가 있을 경우 한국에 대한 반도체 수츌규제 해제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대법원이 2018년 일본기업이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하자 일본정부는 이듬해인 2019년 7월 반도체 소재 3종의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하고, 그해 8월 수출관리 우대 대상국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었다. 

현재 한일 양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3월 중 방일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한일 정상회담에서 수출규제 해제 등 한일 간 현안이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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