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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메르스 쇼'와 '광우뻥'은 닮았다?
비판과 선동은 엄연히 구분돼야…괴담·거짓 난무 천문학적 경제손실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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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5-06-15 11: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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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철 자유기업센터 소장

‘감염자 중 죽은 사람의 사인(死因)은 거의 기존에 앓던 질환이나 폐렴 혹은 신장 질환이다’
‘메르스에 걸린 사람과 가깝게 접촉한 사람에게만 전염되는 편이다’
‘공기 중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비누를 이용하여 손을 깨끗이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 시 화장지로 코를 가리고 종이는 바로 버린다’
‘메르스의 기초감염재생산수(환자 1명이 몇 명의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지를 의미하는 수치)는 0.6~0.8로 그리 높지 않다.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종류의 것들은 인터넷에서 의료 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올리는 의학정보들이다. 반면 다른 얘기들도 있다.

‘메르스는 공기 중으로 옮기는 질병이다’
‘메르스에 감염되면 대부분 사망한다’ ‘바셀린을 콧속에 바르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
‘실내 공간에 양파를 몇 조각 두면 메르스를 예방할 수 있다’.
‘짜게 먹지 않아 세포가 너무 싱겁게 만들어져서 세포 방어막이 바이러스로부터 너무나 쉽게 뚫려버렸다. 짜게 먹어서 우리 세포를 짜디짜게 만들어 바이러스로부터 방어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종류의 것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메르스 관련 거짓 의학정보들이다. 마지막 같은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코미디 같은 정보(?)지만, 이런 것들도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나아가 선동하는 데는 유효할 수 있다. 그런 경우는 지난 이른바 ‘광우뻥’ 사태 때 이미 겪어 본 바가 있다. 쇠고기가 들어가는 모든 음식은 물론 알약캡슐, 화장품, 심지어 생리대, 기저귀, 주방세제를 통해서도 오염되며, 상수도 오염 시에는 수돗물로도 감염이 가능하다는 등 거짓과 괴담이 난무했었다.

또 한국인의 광우병 감염률은 95%로 에이즈보다 무서운 병이라면서 광우병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였다. 그 결과 100여 일 동안이나 서울 시내가 무법천지로 변했다.

이런 거짓 정보보다는 조금 고급스럽게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다.

“책장을 뒤지다 이 책을 발견했다.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메르스 시대에 다시 읽는 ‘페스트’는 어떤 통찰을 줄까......”

페스트는 14세기 유럽에서 대유행하여 당시 유럽 인구 7,500만 명의 3분의 1을 죽인 치명적인 전염병이었다. 이런 무시무시한 페스트를 메르스와 교묘하게 연계시켜 은연 중 메르스에 대한 공포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코미디 같은 거짓 정보와 괴담들 속에 반시장, 반정부, 반미 등의 내용들이 은근슬쩍 끼워져 있다는 점이다. 물론 광우병 사태 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관련 내용이었기 때문에 굳이 반미적인 내용의 괴담이나 거짓을 퍼뜨리지 않아도 광우병 자체가 자연스럽게 반미로 연결될 수 있었고, 또 실제 반미로 연결되기도 했다. 이번 메르스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반미로 연결시킬 수 있는 연관성이 전혀 없다. 그렇다면 연결을 지을 새로운 괴담을 만들어 등장시키게 된다. 역시나 인터넷 상에서는 이런 괴담이 나돌고 있다. ‘메르스의 발원지가 평택 미공군기지이다. 탄저균 감염 증상이 메르스 초기 증상과 유사하다’ ‘메르스는 미군 기지에 배송된 탄저균 때문’ ‘한국에 백신을 팔아먹기 위한 미국의 음모’ 등등의 이야기가 수만 건의 조회 수와 함께 인터넷 게시물 상단에 오르고 있다.

반시장, 반정부 및 반미적인 내용이 나도는 와중에 이제 방송과 신문들이 나서서 관련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대중들에게 확산시킨다. 광우병 사태 때 MBC의 PD수첩의 ‘왜곡 짜깁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메르스와 관련해서도 불안감을 키우는 환자의 확산과 방역당국의 무능함, 늘어나는 환자의 수에 대해서는 아주 자세히 그리고 반복해서 보도하지만, 막상 완치되어서 퇴원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거의 혹은 완전히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사람들은 이 병이 며칠 앓다 완치될 수 있는 병이라는 사실도 잘 모를 정도다.

상황이 여기까지 숙성(?)되면 이에 대처한다는 이름의 조직들이 등장하고, 왜곡된 정보로 인해 공포감과 정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대중들을 동원하여 시위에 나서게 된다. 한-미 FTA 반대 시위 때의 ‘한-미FTA 반대 범국민운동본부’나 광우병 사태 때의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그런 경우이다.

몇 가지 관찰되는 패턴

그런데, 이런 일련의 활동들 속에서 몇 가지 특징을 관찰할 수 있다.

우선 앞서 언급한 대로 거짓과 괴담의 유포에서 대규모 시위까지 일련의 순서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즉, 인터넷과 SNS상에서 괴담과 거짓의 생성과 유포로 불안과 공포 및 정부에 대한 불신 조성->방송과 신문 등의 가세로 불안과 공포의 증폭->행동 조직의 등장 및 대규모 시위와 선동이 그것이다.

사안에 따라 마지막에는 제도권의 정치인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한-미 FTA반대 시위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한명숙 의원을 비롯한 전/현직 의원들이 미 대사관을 방문하여 ‘한-미FTA 재협상’을 촉구하고 재협상이 안 될 경우 협정 종료 폐기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나아가 야당은 자신이 선거에서 승리하여 집권할 경우 한-미 FTA 폐기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도 역시 정치인이 등장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이 한밤중에 기자회견을 자청하여 의사인 ‘35번 메르스 환자’가 병원 근무와 대형행사에 참석하며 접촉한 사람이 1,500여 명이나 된다고 주장하고, ‘준전시상황이다’는 어마어마한 발언과 함께 자신이 ‘서울메르스대책본부장’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박 시장의 발언에 대해 당사자인 ‘35번 환자’는 자신은 그런 개념 없는 의사가 아니라면서 박원순 시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국민을 안심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키고 사태를 정치화한 것은 아니냐는 비판에 크게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분위기가 무르익기 전에 섣불리 치고 나왔다는 점이 그것이다. 대다수의 선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불안과 공포가 증폭되면서 이들을 조직화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조직이 나타나 대중들을 유도한다는 점이었다.

   
▲ 정부와 의료진에 대한 비판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비판과 선동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비판은 사태의 진실을 알리고, 불안과 공포를 다독이며, 당장의 방역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방역시스템의 점검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의 건설적인 조언을 포함한다. 하지만 선동은 괴담과 거짓말을 유통시키고,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키며, 사태의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혼란을 야기하여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파괴적인 행동이다. /사진=연합뉴스TV 캡쳐

선동이 여기까지 진행이 되면 대부분 사회적 분위기가 완전히 장악이 되고, 이들의 활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 설혹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여도 대부분 초기에 진압이 된다-신상털기나 집단적인 항의 전화, 항의 댓글 등에 의해-.

그런데, 이번의 경우에는 불안과 공포, 정부 불신이 증폭되고는 있었지만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또 아직까지는 이와 관련된 이른바 ‘범국민대책본부’ 같은 조직들도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관련 사안이 전염과 관련된 사안이니만큼 사람들이 서울 시내에서 떼를 지어 모이기가 쉽지 않고, 이에 따라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나 하는 판단이다.

즉 박원순 시장에 힘을 실어줄 조직이나 세력이 미처 형성되기 전에 돌출행동이 나왔고, 따라서 이 돌출행동에 대한 비판을 초기에 무력화시킬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불안과 공포도 그렇고,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아직 대중들을 이끌 조직도 나타나지 않은 설익은 상황에서 박 시장이 돌발적으로 튀어나온 것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행해졌던 선동의 일반적인 패턴에서는 벗어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 시장의 돌발적 행동은 대권주자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한 조급증 혹은 아들의 병역관련 비리 의혹 무마를 위한 조급증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대부분의 선동들이 마치 미리 정해진 것과 같은 순서와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선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이 발견된다. 이런 정황은 선동이 우연이나 산발적인 활동이 모여 자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게 만든다. 오히려 잘 기획되고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라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지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발견되는 특징은 괴담의 유포와 거짓을 통해 선동으로 이어지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활동들은 대체로 우파 정부가 성립되어 있을 때 발생한다는 점이다. 유사한 사안이라도 좌파 정부에서는 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지 않고 대체로 조용히 넘어간다.

이런 이중 잣대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한-미FTA 반대 투쟁을 들 수 있다. 투쟁 조직들과 정치권이 한-미FTA의 독소조항으로 지목한 것들은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 등 10개항이었다.

하지만 이 10개 항목 중 자동차 세이프가드를 제외한 9개 항목은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체결한 협정문에도 들어 있던 내용들이다. 하지만 이 당시 한-미FTA에 반대하는 활동이 격렬하게 일어난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정권이 이명박 정부로 넘어오자마자 이른바 ‘광우뻥’ 사태로 서울 도심을 마비시켰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관련 사태도 마찬가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밤잠을 안자고 고민과 구상을 한 끝에 나온 동북아 전략이 제주 해군기지다.”(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즉 제주해군기지는 노 전 대통령이 추진시킨 사업이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 집권 시기에는 매우 조용했던 이 사업이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기가 되면 커다란 문제로 등장하고 연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당시 여당이었던 현재의 야당도 이 사업이 마치 이명박 정부가 새로 벌인 사업처럼 공격하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반대하는 분들 대부분이 그 때(노무현 정부 때) 두 가지 사항(한-미FTA와 제주해군기지)을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지적했던 분들이라서 안타깝다”는 발언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유시민 전 장관은 2007년 8월에는 “평화의 섬과 해군기지가 대양의 평화를 지키는 전진기지가 되는 것은 모순이 아니다.”고 발언했는데, 2012년에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로서는 “먼저 지금 진행되는 공사는 중단돼야 한다.”고 말을 바꿨다. 문재인 새민연 대표는 “참여정부 때 첫 단추를 잘못 채웠다. 그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극명히 대비되는 사건들이 있다. 2002년 6월 29일 제2의 연평해전이 발발하여 우리 해군 장병 6명이 산화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바로 그 다음 날 빨간 넥타이를 매고 일본으로 날아갔다. 2002 월드컵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게다가 연평해전 전사자 영결식에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국무총리와 국방장관도 나타나지 않았었다.

반면에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소식을 듣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긴급 방문하여 상황을 보고받고 조속한 구조를 지시했다. 정홍원 총리는 현장을 방문했다가 겉옷 상의가 벗겨지고 물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현장에서는 “국가 위기 상황인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이곳에 찾아와야 하는 것 아니냐” “지금 당장 전화해 오라고 하라”며 대통령의 방문을 요구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 이틀째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구조 활동을 독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하여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숱한 욕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세월호 1주기도 다가오는데 외교순방을 나간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며 남미 순방 일정을 연기하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메르스와 관련해서는 예정돼 있던 미국 방문을 연기하라는 여론이 빗발쳤고, 결국 연기했다.

북한이 저지른 도발에 의해 우리 국군 장병 6명이 사망한 국가 위기 시에 한가하게 월드컵 관전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던 김대중 대통령과 즉각 방문하여 구조를 지시하고 독려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태도는 이렇게 180도 다르다.

국가별로도 차이를 보인다는 것, 특히 반미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 세 번째 발견되는 특징이다. 한-미FTA와 한-중FTA를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상징적인 숫자는 19 대 4다.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FTA와 6월 1일 한-중 정부가 서명한 한-중FTA에 반대해 벌인 주요 시위의 횟수다. 한-중FTA는 한-미FTA에 비해 너무나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것만이 아니다. 한-EU FTA도 그런 일이 있는지 의심하리만큼 조용하게 지나갔다.

한-미FTA에 대한 반대는 1차 협상 3개월 전인 2006년 3월 전국의 270개 사회운동단체가 모여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조직했다. 7월 열린 관련 집회에는 경찰 추산 3만7000여 명이 모였고, 2008년 6월 한-미FTA에 따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는 10만여 명이 모이는 등 1만 명 이상 대규모 집회만 여섯 차례나 열렸다.

반면 한-중FTA와 관련해서는 1만 명 이상 모인 대규모 집회는 한 건도 없다. 1000명 이상이 참여한 집회도 세 건 정도에 불과하다. 한-미 FTA 반대 시위 때 수백 개 사회운동단체들이 모였던 반면 한-중FTA때는 주로 농민단체로만 한정됐다. 한 사회운동단체 관계자는 “솔직히 반미라는 ‘브랜드’를 달지 않으면 운동이 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것들은 우리 사회에서의 선동의 상당 부분이 반미와 연계되어 있다는 정황을 보여준다. 서진교 대외정책연구원 무역통상실장도 “한-미FTA 당시 반대 단체들을 분석해보면 무역자유화에 따른 불평등 확대를 우려해 반대하는 곳도 있지만 상당수는 미국 자체에 대한 반감 때문에 시위에 나섰다”고 말하고 있다.

경제적 손실은?

“완전히 지금 죽음이에요. 시장님이 경솔해서 다 이렇게 된 거에요. 시장님은 왔다 가시면 끝나지만 이런다고 사람들이 다시 여기 오겠어요? 반토막이 났어요. 이거 누가 보상해줘요? 여기 상인들 죽으라는 거에요 뭐에요. 이렇게 어려운 실정에 찬물을 확 끼얹어서 사람이 없어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밤 10시 반에 간급기자회견을 하여 ‘준전시상황’ 운운하면서 35번 환자가 방문했다며 언급했던 ‘가든5’ 시장을 찾은 박 시장을 향해 상인들이 쏟아낸 말이다. 선동으로 인해 내수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은 상황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메르스 공포와 불안감에 임시로 문을 닫는 학교와 유치원이 2000곳을 넘어서고, 영화와 공연, 요식업과 숙박업, 레저활동 등 내수 전반이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다. 광우병 사태 때와 같은 사회혼란과 세월호 때와 유사한 내수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지나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우려가 단지 기우가 아님을 뜻하는 상징적인 사건이 있다. 인천항에서는 최근 크루즈 여객선이 입항을 했지만 메르스 때문에 외국인 승객들이 한 명도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당초 이 승객들을 상대로 항구에서 7킬로미터 떨어진 인천 송도의 한 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공연은 공연단과 여객선 사이에 통행을 차단하는 펜스가 길게 쳐져 있는 상태에서 진행이 되었다.

승객들은 한 명도 내리지 않고 크루즈선의 발코니에서 이 공연을 구경했고, 일부는 아예 방밖으로도 나오지 않고 창문으로 지켜보았다. 수천 명씩 관광객을 내려놓던 호화 크루즈선들은 6월 들어 모두 16척이 한국 입항을 취소했고, 한국 관광을 예약했다 취소한 외국인은 이제 수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게다가 상하이에 있는 외국 대형 크루즈선이 제주항, 부산항, 인천항 등 한국 기항지에 9월까지 입항하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기간에 약 19만 명의 크루즈 관광객이 들어오지 못해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피해규모는 2223억 원 정도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인한 추도 분위기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민간 경제가 1조8000억 원 가량 감소해 경제성장률이 약 0.2%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메르스 사태는 세월호 때보다 더 큰 경제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메르스 확산이 3개월 지속될 때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8%포인트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메르스 사태가 오는 8월 말까지 3개월가량 지속될 경우 국내총생산 손실액이 20조922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았다. 연간 GDP가 1.3%나 줄어드는 것이다.

이런 커다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기에 가까운 불안과 공포를 잠재워 사회를 안정시키고, 조속히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켜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메르스 사태가 우리 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모든 관계부처가 메르스 사태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조치를 당부했다.

보건당국의 어설픈 초기 대응, 정부의 정보 차단, 부정확한 정보의 양산과 확산, 예상보다는 훨씬 더 크게 확산되는 현상, ‘3차 감염’은 없다더니 그런 환자가 발생했고 ‘4차 감염’까지 나타나고 있고, ‘철저히 격리하여 관리한다’던 자가격리 대상자가 골프장까지 다녀오는 등 수시로 정부의 말과 사실간에 차이가 나타난다. 치료를 해야 할 병원이 전염병의 진원지처럼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진에 대한 비판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비판과 선동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한다. 비판은 사태의 진실을 알리고, 불안과 공포를 다독이며, 당장의 방역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방역시스템의 점검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의 건설적인 조언을 포함한다.

하지만 선동은 괴담과 거짓말을 유통시키고, 불안과 공포를 증폭시키며, 사태의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혼란을 야기하여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파괴적인 행동이다. 이 과정에서 선동을 하는 자들은 자신들의 목표-사회혼란, 정치적 입지나 정치적 인기 확보 등-를 달성할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가히 천문학적 크기로 불어난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4일 밤 심야 긴급기자회견을 하면서 언급했던 35번 환자와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는 이유로 자택에 격리됐던 1500여 명 전원이 14일 자정을 기해 자유의 몸이 됐다. 잠복기가 끝날 때까지 이상 증세를 보인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준전시상황’ 운운할 정도로 공포와 불안감을 조성하고 온 사회를 홍역을 치르듯이 들썩이게 만들었지만, 그 끝은 이렇게 어이없는 결과로 종결된다. 이른바 ‘광우뻥’ 사태 때도 온 국민이 광우병에 걸려 죽을 것처럼 들끓었지만, 지금 수입쇠고기 1위는 미국산 쇠고기이다. 당시의 터무니없는 선동과 그 선동에 휩쓸린 광우병 광풍으로 우리는 최소 2조 원~최대 7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한국경제연구원 추산).

지금의 메르스 관련 사태가 무책임한 자들의 거짓과 선동에 휩쓸려 계속해서 확대되고 3개월간 지속된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광우병 사태 때의 10배 가까운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선동꾼들의 선동을 우리는 이미 수차례 경험했고, 그 선동의 결과도 목격했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나? /권혁철 자유기업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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