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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가 우습니?…'개콘'된 민폐 방송 KBS
대통령 희화화·메르스 웃음거리…무책임·무개념 공영방송 민낯
승인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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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5-06-15 14: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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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지난 14일 KBS가 방영한 개그콘서트(일명 개콘)의 인기프로그램, 민상토론에서 선보인 풍자개그가 세간의 웃음을 자아냈다. 유민상과 박영진은 민상토론 자리에서 “정부의 대처가 빨랐으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것”, “가장 한심한 장관이 누군지”, “아몰랑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욕하는 거냐”, “낙타 고기는 도대체 어디서 먹으라는 것이냐” 등의 멘트를 통해 정부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개콘의 간판 프로그램 중 하나인 민상토론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논쟁이 펼쳐지는 사안에 대해 직접 언급하길 꺼리는 항간의 세태를 풍자하는 코너다. 주로 개그맨 박영진이 유민상 발언의 말꼬투리를 잡는 식으로 온갖 얘기를 꺼내며 걸고 넘어진다. 14일 방송에서 박영진은 유민상을 향해 연신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심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건을 모른다”, “장관 그만해라”, “서울시장은 잘했다”, “서울시장은 왜 제 맘대로 얘기 하나”, “정부가 뒷북을 쳤다”, “지자체가 나서서 혼란을 키웠다” 등의 말을 던지며,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민상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 15일을 기준으로 메르스는 확진자 150명, 사망자 16명이다. 치사율 10%를 넘긴 가운데, 특정 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메르스 확진․전파 추세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메르스 격리자는 5000명을 돌파했다. /사진=미디어펜

개콘 민상토론의 또 다른 출연자인 김대성은 박근혜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중 하나를 고르라는 박영진의 주문에 둘 다 선택하지 않았고, 이어 시청자석에 앉아있던 개그맨 송준근은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범 국민이라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마스크 논란을 풍자했다. 송준근은 메르스 예방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문 장관이 정말 존경스럽다며 장관의 처신을 비꼬아 시청자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세간의 웃음거리 메르스? 메르스는 작은 재난

대놓고 정치풍자하는 자리라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개콘 민상토론이다.

메르스가 세간의 웃음거리로 삼을 만한 일인지부터 의아하다. 15일을 기준으로 메르스는 확진자 150명, 사망자 16명이다. 치사율 10%를 넘긴 가운데, 특정 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메르스 확진․전파 추세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메르스 격리자는 5000명을 돌파했다.

다시 고비를 맞는 메르스다. 격리자 및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에서의 메르스 노출자 5588명에 대해서 정부의 즉각대응팀이 활동을 시작했다. 접촉의심자 4075명에 대해서는 전수조사 또한 시행 중이다. 보건당국 측에서 메르스 격리자가 1만명까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언급을 할 정도다. 몇몇 병원의 문턱을 넘어서 지역사회로의 감염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치료약도 없는 메르스다. 지난 주 격리자 및 확진자 증가추세가 줄어들면서 이번 달에 메르스 사태가 끝나리라 관측하는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7~8월까지 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다. 메르스와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은 의사, 간호사 수천 명에 이른다. 관련 공무원 및 직원들도 휴일을 반납하고 사태 수습에 힘쓰고 있다.

   
▲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민상토론 개그맨들이 메르스에 관한 숫자와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메르스로 인한 온갖 천태만상을 그렇게 몇 가지로 단순하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 /사진=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방송캡처

메르스는 재난이다. 메르스 같은 감염성 질병이 일상적인 가운데, 기존 의료시스템의 어처구니없는 이유나 몇몇 이들의 고의로 퍼진 사태가 아니다. 지진과도 같이 천재지변 비슷하게 질병이 도래한 것이다. 냉정히 따져보면 웬만한 홍수나 지진에 비해 큰 재해도 아니다.

메르스는 통상적인 병원 응급시스템으로 관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하게 닥친 질병이며, 이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25일간 16명을 기록했다. 그런데 메르스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접하는 교통사고, 결핵, 독감으로 연간 9500명이 죽어간다는 점을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민상토론 코메디언들은 알고 있을까. 하루 평균 26명의 사망자다.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은 하루 5~6명이다.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이 진짜로 풍자해야 할 것

메르스 말고 우리가 주시해야 할 일상 속의 위험은 곳곳에 있다. 굳이 메르스에 초점을 맞추자면 개콘 민상토론이 이에 대해 진짜로 풍자할 것은 따로 있다.

메르스 병원으로 찍힌 곳에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직원 등 의료진 모두의 아들 딸 자식들은 주변의 눈초리가 무서워 학교, 유치원에 제대로 다니지 못한다. 국민을 표로만 생각하는 몇몇 정치인이 나서서 메르스 환자, 메르스 의사에 대한 ‘주홍글씨’ 낙인 찍기에 열중한다.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의 사투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의료진은 문 너머에서 들어오는 도시락으로만 식사한다. 외식은 물론이요, 다른 어떤 것도 선택할 여지가 없다. 교대근무와 스케줄은 수시로 바뀌고 긴급회의가 이어진다. 외로움을 넘어서 다들 지쳐간다.

   
▲ 현 메르스 사태를 바라보는 개그콘서트의 시선은 삐뚤어져 있다.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은 사실을 오도할뿐더러 현재진행형인 메르스 사태를 흑백논리와도 같은 단순함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방송캡처

한 정치인은 한밤의 긴급브리핑을 자청해서 온 국민에게 한 환자의 동선과 정보를 낱낱이 알리고, 이에 반발했던 환자는 사경을 헤맨다. 정치인이 언급했던 쇼핑몰(접촉자 모두 음성 판정 받았지만)에는 아무도 찾지 않아 상인들의 딱한 사정이 속출한다.

메르스 확산의 시작은 감염자의 의료쇼핑이었다. 의료쇼핑을 포함하여, 주치의 제도의 부재, 병원 문턱 낮은 의료수가에 대한 지적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메르스 확산의 근원이 된 병원 다인실 구조,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누구나 편하게 병원을 들락거리던 병문안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 또한 전무하다.

일상을 돌아보자. 풍자할 것 투성이다.

단순한 기침일 뿐인데 전철 안의 다른 승객들이 한 사람을 죽일 듯이 노려본다. 연간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죽어가는 일에 대해서 아무 말 않는 사람들이, 지난 한달 간 16명 죽은 전염병에 별의별 호들갑을 떨어댄다. 관광 여행 취소가 속출해 업계의 매출은 급전직하한다. 그런데 관련업 종사자의 생계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중국 등 아시아 전역의 행사에 초대되었던 한류배우들이 참석하지 말아달라는 주최 측 요청을 받는다. 공중화장실에서 소변을 본 다음 손을 제대로 씻지 않던 남자들이 요 근래 들어 갑자기 손을 잘 씻기 시작한다. 없던 공중위생의식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격이다.

개그콘서트, 그렇게 할 거면 공영방송 딱지 떼라

개그콘서트 제작진과 민상토론 개그맨들이 메르스에 관한 숫자와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메르스로 인한 온갖 천태만상을 그렇게 몇 가지로 단순하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 호들갑도 유분수다.

경제학 전공자로 복지 쪽을 평생 연구했던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보건을 모른다며 일갈하는 개그맨은 어떤 개념을 탑재하고 있는걸까. 대통령 티셔츠 등 온갖 정치세태를 풍자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지만, 현 사태를 바라보는 개그콘서트의 시선은 삐뚤어져 있다.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는 지적이 아니다. 개그콘서트 민상토론은 사실을 오도할뿐더러 현재진행형인 메르스 사태를 흑백논리와도 같은 단순함으로 바라보는 우를 범하고 있다.

   
▲ 14일 방송에서 박영진은 유민상을 향해 연신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심하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건을 모른다”, “장관 그만해라”, “서울시장은 잘했다”, “서울시장은 왜 제 맘대로 얘기 하나”, “정부가 뒷북을 쳤다”, “지자체가 나서서 혼란을 키웠다” 등의 말을 던지며,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유민상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사진=KBS 개그콘서트 민상토론 방송캡처

사람 생명이 달린 일이다. 하하호호 웃겨서 시청률 높이는 걸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KBS의 방송강령은 “국가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에 이바지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한다”고 밝힌다. KBS는 방송강령 말미에서 “지혜와 용기를 다하여 품위있고 책임있는 방송을 하겠다”고 엄숙히 선언하고 있다.

개그맨 몇몇의 재치발랄함과 풍자 해학에 대한 의지를 외면하는 바가 아니다. 사람들을 웃기는 일에도 금도가 있다. 공영방송이라면, 재난 사태에 대한 사실관계와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존엄성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그렇게 민상토론을 할 거면, 공영방송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하시라.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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