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STX프랑스 평가는…'긍정적', 인수는 '고민중'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STX 프랑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으로부터 STX프랑스 인수를 제안 받은 상태여서 정 사장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15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사업분야로 해양플랜트, 액화천연가스(LNG)선, 특수선과 함께 크루즈선박 등을 꼽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대주주이자 STX프랑스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아 검토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힌바 있다.

STX프랑스는 세계적인 크루즈 전문 조선소이자 프랑스 방위사업을 맡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STX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STX프랑스의 매각작업을 진행해왔다.

STX 프랑스 지분은 산업은행이 66.66%를 보유중이며 나머지 지분 33.34%는 프랑스 정부가 보유하고 있다.

매각작업이 지연되자 프랑스 정부가 공개적으로 산업은행을 향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인수를 권유한 꼴이 됐다.

정 사장은 인터뷰에서 크루즈선박에 대해 “10년 안에 진출해 차세대 먹거리로 키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 크루즈선 전문 조선사인 STX프랑스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사장은 “STX프랑스는 이익을 내고 있고 2020년까지 일감을 확보한 건실한 회사”라며 STX프랑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덧붙였다. 하지만 STX프랑스 인수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혀 여전히 고민 중임을 드러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STX프랑스를 인수하면 사업적 시너지를 낼 것이라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생각은 다르다.

노조는 “대우조선해양 1분기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연결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374%, 현금보유상황 역시 238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며 “2007년 STX가 STX프랑스를 인수하고 수조원을 쏟아 부었지만 이렇다 할 기술조차 이전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STX프랑스 인수 검토안에 대해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총력투쟁을 펼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국내 빅3라 불리우는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의 경우 현재까지 국내와 해외로부터 수주받은 크루즈선이 없으며 건조한 적도 없다. 크루즈선은 초호화 특급호텔 수준의 인테리어가 요구돼 자재의 해외수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의 크루즈산업은 아직 시작단계로 지난 1월 크루즈산업 육성지원법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지난달 경제장관회의에서 크루즈산업 활성화 대책이 발표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 사장이 신성장 동력 사업을 위한 과감한 결단에 나설 것인지 계열사 때문에 휘청거리는 위기상황을 만들 것인지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