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역사적 가치 있는 건물…일제 흔적 지우기 유감"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일본군 무기 공장인 '조병창' 내 병원으로 쓰였던 건물을 철거하는 작업이 재개된다.

연합뉴스는 지난 3일 인천 부평구청이 국방부로부터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조병창 병원 건물 해체를 위한 허가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7일 보도했다. 구청의 인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지난해 11월 중단된 철거 작업이 4개월 만에 다시 진행된다.

국방부 측은 이날 오전부터 병원 건물을 따라 철골 비계를 설치하는 등 본격적인 철거를 앞두고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부평구청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 중이며 실질적인 건물 해체 작업은 구청 인가를 받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병창 병원 건물은 지역 사회에서 오랜 기간 보존과 철거 논란을 빚어왔다. 재차 철거 수순을 밟음에 따라 반대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정의당 인천시당 부평구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합리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철거를 강행하는 시 당국을 이해할 수 없다"며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물을 철거해 일제의 흔적을 지우려는 모습이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국방부는 미군이 반환한 캠프마켓 부지를 공원 등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연면적 1324㎡ 규모의 조병창 병원 건물도 철거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이 철거 계획에 반발하고 인천시도 지난해 철거 중단 요청 공문을 보내자 이를 잠정 중단했다.

인천시는 조병창 병원 철거를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 해소를 위해 3차례 간담회를 열었지만, 끝내 합의를 이끌지 못했다. 시는 건물을 철거하되 주요 부자재 보존과 기록화 작업 등으로 역사적 가치를 최대한 보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방부에 철거 작업 재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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