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공개매수 마무리되는 26일부터 이달 말 에스엠 주총 전 '변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인수전이 이어지며 에스엠 주가는 점점 치솟는 모습이다.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선언한 지 이틀만에 제시한 공개매수가(15만원)도 훌쩍 넘어섰다. 하이브가 맞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에스엠 사옥. /사진=연합뉴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스엠의 주가는 전 장보다 3% 넘게 빠지며 15만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전날의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여전히 카카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는 웃돌고 있는 상황이다. 

에스엠의 주가는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난달 1일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1일 8만6700원에 불과하던 주가는 전날인 지난 8일 종가(15만8500원) 기준 82%나 상승했다. 상장 이래 최고가도 갈아치웠다.

카카오는 지난 7일부터 소액주주를 상대로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6일까지 에스엠 발행주식 총수의 35%를 매입하는 게 목표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각각 17.5%씩 취득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 측의 에스엠 지분은 현재 보유분(4.9%)에 더해 최대 39.9%까지 높아져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에스엠의 주가가 15만원선도 뚫으면서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공개매수에 응할만한 매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공개매수보다는 시장가로 장내 매도에 나서는 게 더 메리트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개매수 절차의 까다로움, 높은 양도세도 개인 투자자들의 공개매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 투자자가 장외 거래인 공개매수에 나설경우 매매가의 0.35%인 증권거래세 이외에도 매각 차익의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또 공개매수는 증권사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해야만 가능하다.

앞서 하이브가 에스엠 지분 공개매수에 나섰다가 실패한 점도 카카오의 지분매수 성공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하이브는 12만원에 지분 공개매수를 시도했지만, 주가가 급등하며 개인투자자 주식 4주를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카카오와 하이브의 에스엠 인수전이 기업의 본질 가치를 넘어서 자존심을 건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브가 또 한 번 공개매수에 나서며 에스엠 주가를 띄울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이달 말일 예정된 에스엠 정기 주주총회까지 양측 모두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공개 매수 기간이 끝난 이후부터 에스엠의 주총이 열리기 전 그 사이에 하이브가 어떤 입장 발표나 구체적인 액션을 취할 수 있다”면서 “카카오도 하이브도 주가수익비율(PER) 50배까지는 열어둘 수 있는 만큼 하이브가 18만원에 공개매수를 시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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