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파크 포레온, 899가구 모집에 4만1540명 몰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고덕강일3단지 등 잇달아 흥행
"규제 완화로 미분양 우려 낮아져…지방은 리스크↑"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싸늘했던 청약시장에 봄기운이 스며들고 있다.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주요 단지들이 잇따라 호성적을 기록한 가운데 그간 가라앉았던 청약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등 서울 주요 단지들이 분양에서 연이어 흥행을 기록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서울 강동구 일대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무순위 청약은 899가구 모집에 총 4만1540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6.2대 1을 기록했다.

평형별로는 2가구 공급에 1311명이 몰린 전용면적 29㎡가 655.5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49㎡는 259가구 모집에 2만7398명이 몰려 105.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38가구를 공급하는 39㎡는 1만2831명이 접수해 경쟁률 20.11대 1을 나타냈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지난달까지 진행된 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에서 총 4768가구 중 3869가구(계약률 81.1%)가 계약되면서 미계약된 899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달부터 정부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공포·시행하면서 무순위 청약에 관한 무주택·거주요건 등이 폐지된 가운데, 이후 시행되는 첫 무순위 청약 단지로도 기대를 모았다.

그간 청약 참여를 가로막았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수요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일반공급을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일대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또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총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198.8대 1에 달했다.

18가구 모집에 4558명이 신청한 59㎡A 타입이 253.22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59㎡B(165.16대 1)·C(130.88대 1), 84㎡A(124.94대 1) 등이 모두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 1·3 대책으로 서울 4개 구(강남·서초·송파·용산)를 제외한 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가운데 비규제지역 혜택과 함께 역세권 입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 수준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공공분양에서도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6일 일반공급 사전예약을 진행한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3단지는 총 100가구 공급에 1순위 5690명, 2순위 1014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67대 1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다.

잇단 흥행가도에 그간 얼어붙었던 청약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직방이 한국부동산원 청약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4.8대 1로 지난 1월 0.3대 1보다 크게 상승했다. 1순위 청약 미달률 또한 73.8%에서 33.2%로 하락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의 경우 청약 관련 규제가 대부분 해제되면서 유주택자 또는 지방 거주자도 참여가 가능해졌다”며 “분양가만 적정 수준이라면 미분양 우려가 상당히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 수석연구원은 “지방 수요자들이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분양 리스크 확대로 인한 지역별 온도 차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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