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관리 업무 효율성 제고 방침
"협의체 참여해 활용 가능성 검토 중"
[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국내 고속도로 주무 기관인 한국도로공사가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을 활용해 도로 관리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 도로를 넘어 공중으로 영역을 확대해 공간 활용도를 제고함으로써 사업 고도화를 이뤄내겠다는 포석이다.

   
▲ 김포국제공항에서 SK텔레콤 컨소시엄의 UAM이 비행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사진=한국공항공사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UAM을 고속도로와 접목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UAM은 저소음·친환경 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수직 이·착륙 교통 수단이다. 이는 지상의 버티포트에서 공중으로 이어주는 차세대 운송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라이트 형제는 1903년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띄우는 데에 성공했다. 이후 12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도로를 이용한 교통이 대세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교통량은 점점 늘어나 도로는 주차장이 되기 일쑤다. 때문에 교통 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대책들이 나왔지만 근본적으로 도로가 소화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선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다.

이에 착안한 도로공사는 UAM을 도입해 도로와 항공 교통 간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교통 수단들이 연계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2월 15일, 도로공사는 공사 창립 52주년을 맞아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교통 플랫폼 기업'을 골자로 하는 '신 비전 2030'을 선포한 바 있다. 비전 실현을 위한 5대 핵심 사업으로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디지털화 △대도심 지하 고속도로망 △복합 환승 센터 등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 △스마트 물류 센터 구축 △핵심 역량 기반 해외 사업 등을 제시했다.

이 중 고속도로 복합 환승 센터에서는 기존 휴게소 대비 편리하게 버스·철도·UAM 등을 아우르는 광역·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갈아탈 수 있고, 업무·상업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도로공사 측 설명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는 고속도로 흐름과 여러 교통 수단을 조회·예약할 수 있게 된다.

   
▲ 잠원IC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 교통 흐름./사진=한국도로공사 홈페이지 캡처

◇UAM 활용한 '스마트 고속도로 운영 기법' 도입

도로공사는 UAM을 통해 고속도로 관리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건설 중인 노선에서는 상공에서 시공과 안전 상황을 관리·감독할 수 있고, 운영 중인 노선에서는 도로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고속도로 이용자들의 편익을 증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속도로 분야 공공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관계 당국들은 도로상에서만 안전 순찰이나 교통 법규 위반 차량 단속 업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UAM을 띄우면 지상과 상공에서 입체적인 교통 관리를 할 수 있게 된다.

도로공사는 도로상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나 재난, 재해에 대응하는 데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사·간호사·응급구조사 등 의료진이 탑승한 '닥터 UAM'이 출격하면 사고 현장의 응급 환자에 대한 골든 타임을 확보할 수 있고, 각종 비상 시에 신속한 초동 조치나 지·정체 현상 해소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UAM은 속성 상 활동 영역은 특정 구역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이론 상 활동 범위를 도심 내에서 타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처럼 항공업계에서는 UAM보다 장거리를 다닐 수 있는 시스템을 'RAM(RAM, Regional Air Mobility)'이라고 칭한다. 

도로공사의 사업지는 전국 단위다. 그런 만큼 도로공사는 자사가 보유한 인프라에 뿌리를 둔 전국구 단위 UAM 네트워크를 구축해 RAM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고속도로 상공을 RAM 항로로 쓸 경우 도서·산간·공항·관광지 등 다양한 목적지로의 이동이 가능해지고, 고속도로 광역 거점인 물류 센터와 연계한 UAM 화물 운송 서비스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고속도로 휴게소 내 여유 공간과 유휴 부지는 기체 정비·배터리 충전·환승 등 다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도로공사 측 전언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UAM 기체 제작이나 도입에 관해 현 시점에서는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도 "고속도로 네트워크 관련 협의체에 참여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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