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교육위 전체회의, '정순신 사태' 집중 질의에 교육기관 "개인정보 공개 불가"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가 9일, 국민적 공분이 발생한 ‘정순신 사태’를 계기로 학교폭력 문제 근절을 위한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핵심 참고인들이 진상 규명을 위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모른다’는 답변을 반복해 문제 해결 대신 소모성 논쟁만 되풀이됐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정순신 전 검사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드러난 현 교육제도의 허점을 집중 질타했다. 
  
유기홍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학교폭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들의 사례를 언급하며 "학폭은 더글로리 주인공 동은의 몸에 새겨진 화상 자국처럼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 것"이라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참석자들이 성실히 질의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간사가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 학교 폭력 문제와 관련 관계기관을 상대로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그러나 유 위원장의 당부에도 현안질의는 의사진행 발언부터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정순신 사태’와 관련해 참고인들에게 요청한 상당수의 자료들이 ‘개인정보’를 이유로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호 교육위원회 간사는 의사진행 발언에서 "정 변호사 아들의 서울대학교 재학 여부, 입학 방법 등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대학으로부터 확인하지 못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 들었다"며 교육위를 대표해 정순신 사태를 검증할 자료를 제출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참고인들은 정 전 검사 아들의 학교폭력 기록이 생활기록부에서 삭제된 근거와, 입시 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이익을 받았는지 등 핵심 질문에는 ‘자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되풀이해 교육위원들과 실랑이로 질의 시간을 모두 소비했다.

   
▲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9일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 학교 폭력 문제와 관련 관계기관을 상대로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참고인들이 '모르쇠'로 일관하며 진상 규명에 차질을 야기하자 여야를 막론하고 탄식을 쏟아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료를 요구하면 성실하게 제출해주시고 답변도 효율적으로 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우리가 모인 이유를 생각해 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당사자에게 정보공개 요청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서 ‘동의하지 않아 제공할 수 없다’는 건 우습다”면서 “숨기는 자가 범인이다. 참고인 중에는 (학사 비리에) 공범이 있는 것 같다”고 분노했다.

이에 유기홍 위원장은 "국가수사본부장이 하루 만에 사퇴할 정도의 심각한 일이 벌어졌는데 ‘자세한 건 말씀드릴 수 없다’라는 답변이 과연 국민들이 납득하실 수 있는 내용이냐"며 현안질의로 관련 의혹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