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명 연예스포츠팀장
[미디어펜=석명 연예스포츠팀장]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 시즌 1이 공개돼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고, 10일 공개되는 시즌2를 기다리는 드라마 팬들이 많다.

학교폭력(학폭) 문제와 복수극을 다룬 '더 글로리'는 상당히 보기 불편하다. 자극적인 학폭 장면은 비록 가상의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끔찍하다. '설마 저렇게까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실제 학폭 사건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높을 것이다.

'학폭' 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잇따랐다. 특히 스포츠와 연예계에서 학폭과 관련해 알 만한 선수나 연예인의 이름이 등장해 충격을 안기고 파장도 컸다.

   
▲ 사진='더 글로리2' 메인 포스터

스포츠계에서 최근 수 년간 불거진 학폭 사례만 봐도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대형 이슈가 많았다. 지난 2021년에는 여자배구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흥국생명 소속 쌍둥이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과거 학창 시절 학폭 가해자였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안겼다.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결국 두 선수는 한국 배구계를 떠나야 했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로 자리잡은 안우진은 학폭 전력으로 징계를 받았고, 현재 진행 중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대표팀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2020년 고교 졸업반 가운데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으며 NC 다이노스에 1차 지명됐던 김유성은 학폭 논란 끝에 입단이 취소됐다. 그는 대학 진학을 한 다음 2년 후인 올해야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뒤늦게 프로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연예계 쪽도 학폭 관련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했던 가수 황영웅이 학폭 및 폭행 사건 논란으로 인해 마지막 결승 무대를 앞두고 하차한 일이 있었다. 황영웅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자신의 과오로 스타덤에 오를 기회를 날렸다.

   
▲ 학폭 등의 문제로 '불타는 트롯맨'에서 하차한 황영웅. /사진=MBN 제공


그밖에도 많은 연예계 스타 또는 예비스타들이 학폭 연루나 의혹으로 활동을 접거나 연예계를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공직자 자녀의 학폭까지 논란에 가세했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뒤 사퇴한 정순신 변호사 사태는 수많은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다니던 사립고에서 학폭 가해자로 전학 처분을 받았지만, 정 변호사 부부가 징계취소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그 사이 아들이 서울대에 입학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학폭은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가해자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과 불이익을 당해야 한다, 피해자에게는 따뜻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 재발 방지 및 학폭 확산을 막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시스템 정비가 있어야 한다, 등등은 새삼 강조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다 아는 사실이다.

다시 '더 글로리'로 돌아가보자.

심각한 학폭 피해자였던 문동은(송혜교 분)은 온 인생을 걸고 사적 복수에 나섰다. 박연진(임지연 분)을 중심으로 한 가해자들에게 문동은이 어떤 복수극을 펼치느냐가 시즌2의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더 글로리' 캐릭터 포스터


동은이 통렬한 복수를 완성했으면 좋겠다. 아마 드라마 시청자들 대부분의 바람일 것이다. 사적 복수의 옳고 그름을 굳이 따지고 싶지 않다. 현실 세계에서 가해자들(주로 힘있는)이 발 뻗고 편히 자면서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반면, 피해자들은 트라우마를 벗어나지 못해 평생을 고통 속에 사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드라마 속에서라도 동은이 빌런들을 철저히 응징해 속이라도 시원해졌으면 좋겠다.

하나 덧붙이자면… '더 글로리' 시즌2 예고편에서 연진의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은 동은에게 묻는다. "이 복수가 끝나면 문동은 씨는 행복해집니까"라고.

동은은 행복해질까. 참으로 애석하게도 그러진 못할 것 같다. 복수밖에 남지 않은 동은의 인생에서, 복수가 끝났다고, 행복한 새 삶이 찾아올까. 속은 다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동은이를 누가 보듬어줄까.

그래도, 동은이가 적어도 폭력과 부조리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진 않지만 평범한 삶이라도 살았으면 한다. 그런 세상을 찾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굳세어라 동은아! 제발.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