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강백호(24·kt 위즈)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를 압도했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활약상(?) 때문이다.

야구 국가대표 강백호는 2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B조 1라운드 첫 경기 호주전에서 선발 제외됐다가 한국이 4-5로 뒤진 7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최정의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한 점 차로 한국이 뒤진 상황이어서 이강철 감독은 큰 것 한 방을 치거나 살아 나가 기회를 만들라며 강백호를 대타 기용했다. 강백호는 기대대로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믿기 힘든 일이 이어졌다. 2루 베이스에 안착한 강백호가 한국 덕아웃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느라 베이스에서 순간적으로 발이 떨어졌다. 외야에서 송구된 공을 받은 호주 2루수 로비 글렌데닝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강백호를 태그했다. 2루심은 당초 세이프를 선언했지만 호주의 비디오 판독 요청 끝에 판정이 아웃으로 번복됐다. 느린 중계화면을 통해 강백호가 세리머니를 펼치느라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지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 사진=폭스스포츠 트위터 캡처


야구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을 망각한 강백호의 이 황당한 실수는 후폭풍이 컸다. 강백호의 '2루타 후 세리머니 아웃'으로 한국은 1사 2루가 됐어야 할 상황이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변했다.

곧이어 다음 타자 양의지의 안타가 나와 강백호의 아웃은 더욱 아쉬웠다. 더군다나 한국이 이후 접전 끝에 7-8, 한 점 차로 호주에 패하면서 강백호의 실수는 결과적으로 치명타가 됐다.

한국 야구팬들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강백호는 지난 2021년 도쿄림픽에 출전했을 때도 메달이 걸린 도미니카공화국과 3-4위전에서 한국이 지고 있는데도 덕아웃에서 껌을 징걸징걸 씹으며 경기 내용에 무관심하다는 듯한 표정이 중계화면에 잡혀 크게 비판 받은 바 있다. 국제대회에서 또 '기본'이 안된 모습을 보이자 실력과 상관없이 강백호는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강백호는 국제적으로도 망신살이 뻗쳤다. WBC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미국 폭스스포츠는 트위터에 강백호의 아웃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게시하면서 "와우~ 강백호가 세리머니를 하다가 베이스에서 발을 뗐다"는 멘트를 덧붙여 놓았다.

이 영상은 게시된 지 반나절 남짓밖에 지나지 않은 10일 오전 7시 현재 조회수가 460만이나 된다. 전 세계 야구팬들이 동네 야구도 아니고 국가대표 대항전에서, 그것도 '야구월드컵'이라 불리는 WBC 대회에서 이런 황당한 실수가 나온 데 높은 관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WBC의 최대 관심사는 일본 대표로 출전한 '투타 겸업' 오타니의 대회 첫 출전과 활약상이었다. 오타니는 중국과 또 다른 B조 경기에 선발투수 겸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투수로 4이닝 1피안타 무실점, 타자로 초반 승기를 잡는데 결정적이었던 2타점 대형 2루타 포함 2안타 2볼넷 활약을 펼쳤다.

폭스스포츠는 오타니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 역시 트위터에 올렸다. 오타니의 2루타 장면은 조회수가 94만, 투수로 삼진을 잇따라 잡아내는 장면은 조회수가 4만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강백호의 '세리머니 아웃'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폭발적인지 알 수 있다. 씁쓸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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