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단 한 경기만 치르고 벼랑 끝으로 몰렸다. 당연히 이겨야 했고 이길 것으로 믿었던 호주전에서 패했기 때문이다. 두번째 상대로 만나는 일본을 이기지 못하면 사실상 8강행은 좌절된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숙적 일본과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2차전을 갖는다.

한국은 전날(9일) 1차전에서 호주에 7-8패 졌다. 투수들이 홈런을 3개나 허용하며 마운드가 무너졌고, 타자들은 양의지(두산)의 3점포 외에는 중요한 찬스 때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을 떼 태그아웃 당한 강백호(kt)의 황당한 실수는 한국의 추격세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어쨌든 한국대표팀은 총체적 난국을 보이며 첫 판에서 복병 호주에 패했다. 이로 인해 일본과 2차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렸다. 일본은 전날 중국과 1차전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투타 원맨쇼에 힙입어 8-1로 대승을 거뒀다.

   
▲ 사진=KBO 공식 SNS


일본전 선발투수로는 베테랑 좌완 김광현(SSG)이 나선다. 일본은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95승 투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를 한국전 선발로 낙점하고 있었다.

김광현의 어깨가 무겁다. 김광현이 다르빗슈와 선발 맞대결에서 우위를 보이고, 이를 발판으로 한국이 일본을 잡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김광현은 전성기 시절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한국이 전승 우승 신화를 썼던 2008년 베이징 올릭픽에서, 예선리그와 준결승 일본전 두 차례 모두 승리를 이끈 투수가 바로 김광현이었다. 하지만 15년 전 일이다.

김광현은 꾸준히 국내 대표 좌완투수로 군림하며 메이저리그도 경험하고 왔다. 지금도 SSG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지난해 통합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김광현이 잘 던지기만 하면 한국은 일본을 이길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

잘 알려진 대로 일본은 이번 WBC 대회 대표팀을 역대 최강 멤버로 꾸렸다. 오타니를 비롯한 현역 메이저리거 스타들이 합류했고, 힘있거나 정교한 타자들이 줄줄이 포진해 있다.

호주전에서의 실패를 떠올리면 한국이 어떻게 해야 일본을 이길 수 있을지 해법은 나와 있다. 물론 우선적으로는 김광현이 다르빗슈에게 밀리지 않고 잘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투구수 제한(1라운드 최대 65구)이 있기 때문에 김광현이 아무리 호투해도 오래 던지지는 못한다. 중반까지 접전이 이어진다면 이어 등판할 불펜진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호주전처럼 구원 등판한 투수가 제구 난조를 보이거나(소형준), 홈런을 맞는다면(김원중 양현종) 이길 수가 없다.

타자들은 어떻게든 출루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찬스를 맞으면 더욱 집중해 결정타를 때려야 한다. 호주전에서 한국은 4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나가지 못하며 힘든 경기를 자초했다. 8회말 역전 찬스에서는 상대 투수가 사사구를 남발하면서 3점을 추격한 후 결정적인 안타 하나가 터져나오지 않았다.

주루에서는 최선을 다하며 더욱 신중해야 하고, 수비에서 실책이 없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국대표팀이 호주에 당한 '도쿄참사'를 만회하는 길은 일본을 상대로 '도쿄대첩'에 성공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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