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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직선제, 보수는 분열로 진보는 부패로 망한다
진보 교육감 협박과 탈법 일삼고 보수는 단일화 실패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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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5-06-16 12: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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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언론지상을 장식한 교육 관련 뉴스는 메르스로 인한 휴교 여부였다. 그나마 지난달 28일 헌재 결정에 이어 3일 대법원이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정지 결정에 대해 다시 심리할 것을 요구했다는 기사는 간신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날은 2기 직선 교육감이 선출된 지 딱 1년이 되는 날이었다. 마땅히 2기 직선교육감 1년을 조명하고 평가해야 하는 날이었다.

지난 1년간 사람들의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이슈는 자사고 지정취소 논란과 9시 등교, 각종 보은 인사비리였을 것이다. 교육정책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혁신학교 확대, 늘어나는 ‘교육감님’ 공약예산과 줄어드는 학교현장의 운영비와 인력, 수석교사제 비판, 교장 수업 요구 등에 대한 기사도 봤으리라.

그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난 1년 동안 소위 진보교육감들은 자신들의 ‘민주진보’가 제왕적 ‘독재특권’ 정책이었다는 것을 더 공공연히 드러낸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의 목소리보다는 자신을 선거에서 밀어준 세력의 목소리에 따라 정책을 집행하고 추진했다. 현장의 반대여론이 아무리 높아도 협박과 탈법을 일삼으며 강행했다.

이런 일이 익숙해지다 보니 이제 조희연 교육감이 자신이 초대 사무처장으로 있었던 참여연대 실행위원으로 있었고, 그동안에도 조 교육감의 인사에서 논란이 된 특정 지역 출신인 변호사를 감사관으로 앉힌 것은 기사거리도 안 됐다. 그나마 앞서 임명하려고 했던 내정자는 중학교 후배에 선거캠프 자문까지 했었으니 이 정도면 그에 비해서는 정상적인 인사이기 때문이다.

지난 교육감 선거 과정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되새겨 보고 있자니 생각나는 표현이 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우리나라의 자칭 진보 정치인들이 운동권 시절부터 정당 활동을 하는 지금까지 정치투쟁이나 선거에서 실패할 때마다 들먹이는 경구다. 그런데 실상은 진영만 바꿔 표현하면 지금 상황에 이 이상 적절한 표현이 없다. “진보는 부패로 망하고,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

   
▲ 자유경제원은 최근 ‘교육감 직선제,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제19차 교육쟁점연속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대한민국의 현행 교육 시스템은 국민들의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가 부패로 망한다는 것은 이미 앞서 말한 2기 직선교육감들의 행태로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이 충분히 증명되고 있다. 선거 비리를 저지르고, 측근이나 선거를 지원한 단체에 사업비도 몰아주고, 불법적인 특채도 강행하고, 현장의 반대여론에도 협박과 꼼수로 선거지원세력에 유리한 정책을 펼치고... 온갖 부패상을 1년 만에 다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보수는 어떤가? 영락없이 분열로 망하는 꼴이다. 애초에 교육감 선거판은 진보세력에 유리한 판이었다. 교육계에 보수 인사들은 많으나 강력한 단결력이 없는 반면 진보세력은 연대에 익숙하고 능하기 때문이었다. 2010년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단적인 예다.

후보 단일화를 이룬 곽노현 전 교육감은 지지율 34.34%로 당선됐다. 보수 진영은 이원희, 남승희, 김성동, 김영숙, 이상진, 권영준 등 6명의 후보가 나선 결과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원희 후보는 33.22%를 얻어 최하위 득표를 한 이상진 후보(1.26%)와만 단일화를 이뤘어도 당선될 수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 내에서도 지지하는 후보를 이원희, 김영숙, 권영준 후보로 의원에 따라 각각 달리 언급할 정도로 보수진영은 단일화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결과 서울과 경기를 내준 보수진영은 단일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듯했다. 2012년 서울시교육감 보선에서는 중도·보수단체들이 나서 단일화를 추진했고 사실상 문용린 대 이수호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54.2% 대 37%라는 큰 차이로 선거에서 이겼다.

문제는 보수 진영 일각에서 이 결과를 오인했다는 것이다. 후보 숫자 상으로는 남승희, 최명복 후보 등 두 명이 더 완주했고, 이상면 후보가 사퇴했지만 14.6%를 득표했기 때문에 단일화를 하지 않아도 보수 후보가 이길 수 있다는 착시효과가 발생했다. “역시 교육은 보수후보 지지율이 3분의 2가 넘는다”, “전교조 후보는 수도권 학부모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등 사실과 다른 인식이 자리잡은 것이다.

그 결과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의 교육감 후보 단일화는 지지부진했고 무난히 단일화를 이뤄낸 진보진영에 참패했다. 2010년에 이어 또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이후에도 보수 세력은 진보 교육감들이 던지는 의제에서도 분열된 모습을 보이면서 엇박자를 내고 효과적으로 정책을 방어하지 못했다. 그 모습은 조 교육감의 유죄 선고로 교육감 직선제 개선에 관심이 모아진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있다.

4월 30일 머니투데이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향후 교육자치 방식’에 대한 여론조사가 그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직선제 유지가 42.6%로 압도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임명제가 19.3%, 런닝메이트제가 14.4%, 간선제가 8.9%를 기록했다. 합치면 42.6%다. 현행 직선제 폐지 여론이 유지 여론과 동률이지만 그 대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려 직선제 유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다.

이렇게 현행 직선제의 대안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데는 또 다시 각자의 기득권을 놓기 싫은 보수진영의 분열상이 담겨 있다. 새누리당과 행정학자들은 정당의 권한이 강화되고 일반행정과 교육행정이 통합될 수 있는 런닝메이트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교조에 대항할 수 있는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은 교육자치가 훼손된다는 이유로 런닝메이트제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표명한다. 그런데 내부의견조차 정리하지 못해 임명제를 거론하다가 다시 일종의 간선제인 제한된 주민직선제를 언급한다. 직선제라는 표현을 못 버리는 이유는 직선제 도입을 찬성했기 때문이다. 이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환각에 빠져 실책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일부 보수 교육학자와 시민단체들은 임명제를 주장하지만 결국 두 갈래에서 세 갈래 목소리가 되고 있을 뿐이다. 이러니 현행 직선제가 잘못됐다고 느끼는 국민들도, 보수세력을 지지하는 단체들도 어떤 대안을 지지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돼 의견이 갈리는 것이다.

교총이든 새누리당이든 포퓰리즘 정책, 보은 인사, 각종 이권세력의 교육정책 개입 등의 난맥상을 풀어낼 수 있는 임명제를 거론하지 않는 이유로 직선제가 민주주의라는 인식을 가진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변명도 한다. 그러나 제대로 교육감 선출제도를 연구한 바가 있다면 이런 말은 변명임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서는 지속적으로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임명제를 선택하는 주가 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비민주 독재국가라거나 갈수록 민주화를 역행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프랑스는 심지어 주지사나 주의회 임명도 아닌 교육부 장관 추천에 의한 대통령 임명이다. 그러나 아무도 프랑스를 비민주적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진보진영에서 모범사례로 종종 언급하는 국가다.

결국 직선제를 폐지할 호기를 잡고도 다시 한 번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는 표현을 실천으로 증명해내고 있다. 적어도 지금의 모습대로라면 정가의 경구를 뒤집어야 할 날이 곧 올 것이다. 이제부터는 이렇게 말하자. “진보는 부패로 망하고, 보수는 분열로 망한다.” /박남규 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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