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개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과 관련해 "현재까지는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고 밝혔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경제·금융 수장들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김주현 금융위원장, 추 부총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추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함께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향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겠으나 현재까지는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국내 금융기관은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상이하고 유동성이 양호해 일시적인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국내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 및 4대 공적연금·한국투자공사(KIC)·우정사업본부 등 투자기관 등의 관련 은행들에 대한 익스포저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현 단계에서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세계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아직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시스템 불안요인까지 겹치면서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정부와 관계기관은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당면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 유지에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주식시장은 미국 등의 대응조치 이후 외국인자금 유입 등으로 코스피뿐 아니라 벤처기업이 다수인 코스닥도 소폭 반등했다. 국채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글로벌 긴축 전망이 약화되면서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SVB 폐쇄를 기점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재차 확대되면서 각국 정부도 신속히 시장안정조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의 경우 SVB 은행에 이어 시그니처 은행까지 폐쇄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되자 미국 재무부·연방준비제도(Fed·연준)·연방예금보험공사는 지난 주말 예금자 보호 및 유동성 지원조치를 긴급 발표했다.

SVB의 해외지점들이 위치해 있는 여타 국가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영국 재무부는 HSBC가 SVB 영국지점을 인수함에 따라 모든 은행 서비스가 정상 가동된다고 발표하는 한편,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유동성 지원방안을 강구중이다.

이같은 각국의 대응에도 국제금융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시장은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미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이에 따라 달러는 약세를 보였으며, 주요 주가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높은 수준의 인플레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긴축이 지속되면서 취약부문의 금융불안이 불거져 나온 경우"로 "현 시점에서 이번 사태의 여파를 예측하기 어럽다는 점에서 높은 경각심을 갖과 상황을 예의주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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