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금융 흔들리자 가상자산 피난처 인식 ↑
숏 스퀴즈 발생,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도 한몫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금융권을 흔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은행 시스템이 흔들리면서 피난처로 급부상 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하루만에 급등했다. 

   
▲ 미국 금융권을 흔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4일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오전 11시 25분 기준 가상자산 대표주자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보다 9.30% 오른 2만44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역시 24시간 전보다 5.07% 오른 1684.98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2만4000달러를 회복한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18일 만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9일 가상자산 거래 은행 실버게이트의 청산 발표 이후 1만9600달러(2559만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간 빗썸에서 1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89% 오른 3211만원을, 이더리움도 2.13% 오른 221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세는 미국 SVB 은행의 파산 여파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VB 파산 등으로 미국 금융권이 흔들리자 가상자산이 피난처로 인식되면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고 보고 있다. 

가상장산 전문업체 펀드스트랫의 신 폐럴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는 “비트코인 ​​랠리는 일부 투자자들이 중앙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면서 “중앙은행의 취약성과 비트코인을 믿는 투자 집단이 가격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숏 스퀴즈’가 발생한 것도 가격 급등에 일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숏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이날 약 3억 달러의 규모의 숏 스퀴즈가 발생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상자산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다. 

실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SVB, 시그니처 등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파산으로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 오르고 있다. 

미국 경제 방송 CNBC는 “당국이 SVB와 시그니처 폐쇄의 여파를 차단하기 위해 적극 개입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이 금리인상에 덜 공격적일 것이라는 확신이 서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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