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야구의 특급 좌완 계보를 이어온 김광현(35·SSG 랜더스)이 20년 가까이 달아왔던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이번에 출전했던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다.

김광현은 14일 개인 SNS에 "지금까지 국가대표 김광현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역대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모습의 사진 여러 장을 게시한 김광현은 "저에게 국가대표란 꿈이었고 자부심이었습니다. 2005년 청소년 국가대표부터 이번 2023년 WBC까지 나라를 위해, 대한민국 야구를 위해 뛴 나에게 자부심을 느낍니다"라고 청소년 대표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소회를 전했다.

   
▲ 사진=김광현 인스타그램


그는 "대표팀을 하면서 많이 성장했고 많이 배웠습니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경기에 임했을 때의 심정,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제창하던 그 모습은 평생 자랑거리이자 자부심입니다"라고 국가대표로서 느꼈던 자부심을 밝혔다.

또한 "물론, 성적이 안좋을 때도 있었지만 실망하지 않고 계기로 삼아 더욱더 강해질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이렇게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이제는 후배들에게 넘겨줘야 할 거 같습니다"라고 은퇴를 공식화하면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너무나 아쉽고 분통합니다"라며 이번 WBC에서 자신과 대표팀의 부진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김광현은 2023 WBC에서 일본과 조별리그 2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2회까지 삼진 5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역투했으나 3회말 심판의 다소 석연찮은 볼 판정에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후 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한 뒤 무사 2, 3루에서 물러났는데, 구원 등판한 원태인이 불을 끄지 못하고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인시켜 김광현의 자책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3회초 3점을 먼저 냈던 한국은 3회말 3-4로 역전 당했고, 이후 마운드가 줄줄이 무너지며 4-13으로 대패했다. 1차전 호주전 석패에 이어 일본에도 진 한국은 결국 2승2패, 조 3위로 8강 진출에 실패하고 탈락했다.

김광현은 끝으로 "오늘부턴 랜더스의 투수 김광현으로 언제나 그랬듯 경기를 즐길 줄 아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을 던지는 그런 선수로 돌아가려 합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드립니다"라며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김광현은 성인 국가대표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2023 WBC까지 총 6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통산 17경기에서 5승 4패 3홀드 평균자책점 3.92의 성적을 남겼다.

한편, 1라운드 탈락한 한국대표팀은 이날 무거운 발걸음으로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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