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적 2월 CPI에 따른 미국 증시 강세, 전일 폭락 과대 인식 매수세 유입에 '상승' 전망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밤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대체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 우려 등으로 혼란에 빠진 시장은 안도했다.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하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투자자들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미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미국 증시가 안도 랠리를 펼쳤다. 이에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4일(현지시간) 공개된 2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6.0% 상승하며 예상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전월과 비교해 예상치보다 소폭 높은 0.5% 증가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5.5% 올라 예상치와 같았다. 

CPI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 최고치를 찍은 이후 8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2021년 9월(5.4%) 이래 최저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근원 CPI에서 주거비가 꺾이지 않는 점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이번 주택 임대료는 전월 대비 0.8% 상승해 1월(0.7%)보다 더 높아졌다. 전년 대비로는 8.1% 올랐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CPI가 예상과 비슷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뉴욕 증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36.26포인트(1.06%) 오른 3만2155.40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끊고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대형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4.80포인트(1.68%) 상승한 3920.5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9.31포인트(2.14%) 뛴 1만1428.15에 거래를 종료했다. 특히 SVB와 시그니처은행(SNY) 연쇄 파산 등 금융 시스템 리스크 공포로 폭락했던 은행주들이 개장 전부터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예상치에 부합한 CPI 결과에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격적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미국의 기준금리) 선물은 연준이 오는 3월 FOMC에서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확률을 73.8%로 반영했다. 동결은 26.2%다. 앞서 시장은 3월 FOMC에서 연준이 0.5%p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2월 CPI공개 이후 0.5%p 금리 인상 전망 가능성은 ‘제로’(0)가 됐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 상승 등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348.97)보다 31.12포인트(1.32%) 상승한 2380.09에 개장했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58.05)보다 16.48포인트(2.17%) 오른 774.53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에도 상승폭을 확대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물가 하락 압력이 지속된 가운데 지역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강세를 보인 점은 전일 한국 증시 하락을 뒤로하고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 실물 경제지표 결과에 주목하며 견조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2월 CPI결과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여전히 6%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다소 부담스러운 요인일 수 있다”면서도 “추후 인플레이션 경로가 하락 추세라는 점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오늘 국내 증시의 경우 우호적인 2월 CPI에 따른 미국 증시 강세, 전일 폭락에 따른 낙폭 과대 인식성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것”이라면서 “SVB, SNY이외에도 잠재적 폐쇄 우려로 폭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 자이언스뱅코프 등 미국의 중소형 은행주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은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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