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문화 전파와 미래를 위한 투자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해외진출로 이익이 나지 않는데 계속할 겁니까?"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한다 해도 CJ푸드빌은 뚝심은 변함없다. 미래를 위한 투자다. 장사라고 생각했다면 진작 접었을 것이다. 기업이라는, 한식문화 민간외교단으로서 자부심으로 버텼다. 미래의 글로벌기업의 상상만으로도 지금의 성적을 걱정할 게 없다. 

   
▲ CJ푸드빌은 장기적인 미래 투자 등을 위해 해외투자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비비고 영국 2호점에서 고객들이 식사하는 모습이다./CJ푸드빌

CJ푸드빌은 해외실적 성적표는 초래하다. 성적에 대한 질타에 서운한 마음도 든다. 현실인데 어찌하랴. 그들에게는 알아주지 않아도 굳건히 버틸만한 기업문화가 있다.
 
CJ푸드빌은 지난 2004년 뚜레주르, 비비고, 투썸, 빕스 등 4개의 브랜드를 미국, 중국, 영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10개국에 선보였다. 해외 매장은 총 220개를  넘는다.
 
CJ푸드빌은 재무재표상에 해외 성적표만을 본다면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대다수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푸드빌 해외 자회사들은 총 17198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CJ푸드빌 브랜드 가운데 뚜레주르인터네셜만이 1억7992만원의 이익을 냈다. CJ베이징 베이커리가 441917만원으로 가장 큰 적자를 냈고 뒤이어 CJ푸드빌 USA가 손실액 333092만원, CJ푸드빌 아시아 PTE가 손실액 31523만원 등이다.
 
이같은 적자행진에도 불구하고 CJ푸드빌이 해외진출을 하려는 이유는 미래를 위한 투자와 한식문화를 전파하는데에 있다. 실제 어느정도 성과도 거두고 있다.
 
업계 최초로 동남아에 진출한 뚜레쥬르는 베트남에 2007년 첫 진출했으며 2012년부터 매장 수와 매출 기준 업계 1위를 사수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현재 베이징, 톈진, 상하이 등 중국 6개 대표 도시를 비롯 쓰촨, 허난, 푸젠성, 허베이성 등에도 진출했다. 지난 20141월부터 뚜레쥬르의 전속 모델인 배우 김수현이 중국 내 인기에 힘입어 베이징과 상하이 매출은 최대 70%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이외에 CJ푸드빌은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도 뚜레쥬르를 세웠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CJ제과제빵학과를 개설했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 비비고도 세계 소비자들에게 한식 문화를 자리잡게 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국가에 진출 중이다. 비비고는 아직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해외 시장에 한식 레스토랑을 통해 먼저 알리고 가정에서도 제품을 구매해 맛볼 수 있는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 한식 레스토랑과 가공식품 브랜드를 비비고 하나로 통합했다.
 
비비고 레스토랑은 지난 2010년 중국, 미국 등에 1호점을 오픈했으며 2012년에는 국내 한식 브랜드 최초로 영국 런던의 중심가 소호 거리에 진출해 현재 싱가포르, 영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 총 6개국에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진출한 6개국 가운데 영국은 유럽에 한국 외식 브랜드가 진출하는 첫 사례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브랜드 레스토랑으로는 최초,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가이드(MICHELIN GUIDE)'런던판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매장을 찾는 영국 고객의 비중도 80% 이상 높아지고 있으며 런던 소호점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도에 비해 약 20% 가깝게 늘어났다.
 
CJ푸드빌은 이와 더불어 비비고를 통해 한식문화를 전하기 위해 다양한 국제 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기간에 열린 한류축제 '오색찬란 코리아'에서는 비빔밥 시연회와 만찬을 진행했으며 2014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는 비빔밥, 떡갈비 등 한식 대표메뉴 5가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에는 한식문화 전파의 일환으로 올림픽, 월드컵 등과 함께 세계 3대 축전으로 꼽히는 엑스포에 참여했다. '지구 식량 공급, 생명의 에너지'라는 주제로 지난 5월부터 6개월 간 나라 간 자국의 음식 문화를 알리는 '2015밀라노엑스포'에서 비비고는 한국 국가관 운영을 맡고 있다.
 
타 국가관에서 대부분 푸드트럭이나 푸트코트 등의 공간에서 간편식 위주를 판매하는 것과 달리 비비고는 다양한 식재료들의 조화, 한복을 차려입은 채 풀 서비스를 하는 등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한 달 간 밀라노엑스포 비비고 레스토랑을 찾은 고객은 2만명을 넘었고 현지 언론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한국관 비비고 레스토랑을 엑스포 장 내 우수한 국가관 레스토랑 세 곳 중 하나로 꼽았고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 발효음식인 김치를 시식하기 위해 30분간 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 레스토랑은 단연코 밀라노엑스포 내 최고"라고 표현했다.
 
CJ푸드빌은 앞으로도 해외 진출을 활발히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재작년까지 전체 영업이익 3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매출 12000억원, 영업이익 38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만큼 올해의 경우 성장 위주의 경영을 해 나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맥도날드, 얌 등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한식문화 전파를 통해 햄버거 등을 적어도 한 달에 2~3번은 먹는 것처럼 외국인들이 한식을 찾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많이 성장했지만 아직 외국에서는 한식을 대표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도 애매할 정도의 개발도상국 수준"이라며 "국내에서만 있으면 수익성도 좋겠지만 굳이 해외투자를 하려고 하는 것은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닌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으로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한식 문화를 널리 알리는 의미에서도 중요하다""현재는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에 10%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를 절반 이상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