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이 이탈리아를 꺾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5회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16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8강전에서 이탈리아를 9-3으로 눌렀다. 이로써 일본은 1·2회 대회 우승, 3·4회 대회 3위에 이어 이번 5회 대회에서도 4강에 올라 야구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일본은 준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D조 2위)-멕시코(C조 1위)의 8강전 승자와 만나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일본의 자랑 오타니 쇼헤이는 이탈리아전에서 또 한 번 '이도류'의 진수를 보여주며 준결승 진출에 앞장섰다.

   
▲ 일본의 4강 진출을 이끌어낸 오타니 쇼헤이. /사진=WBC 공식 SNS


오타니는 이날 선발 등판해 4⅔이닝 4피안타 1볼넷 2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기록상 아주 잘 던지지 않은 것 같지만 피칭 내용은 놀라웠다. 혼신의 힘을 다한 피칭으로 4회까지는 이탈리아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최고 구속이 자신의 개인 최고인 102마일(164km)을 찍을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한 피칭을 이어간 오타니는 5회 들자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다소 구위가 떨어졌다. 제구가 흔들리며 사구 2개와 안타로 2사 만루에 몰린 뒤 도미닉 플레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5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그래도 오타니의 역투는 일본 승리의 원동력이었고 승리투수가 됐다.

타석에서도 오타니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3번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4타수 1안타 1볼넷의 성적을 냈다. 1안타도 번트 안타였고 호쾌한 장타는 없었다.

오히려 일본 승리의 주역이 된 타자는 오카모토 가즈마였다. 오카모토는 3점홈런과 2타점 2루타를 펑펑 때려 5타점을 쓸어담으모 일본 타선을 주도했다.

하지만 오타니의 번트 하나가 경기의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회 무사 1, 2루의 첫 타석에서 오타니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잡히며 일본은 초반 기선제압을 할 기회를 놓쳤다. 2회 득점 기회도 무산됐다.

다소 답답하던 일본의 초반 공격에 물꼬를 튼 것이 오타니의 번트였다. 3회 1사 1루에서 오타니가 상대의 수비 시프트를 확인한 후 3루쪽으로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이탈리아 수비는 당황했고, 투수 조 라소사가 볼을 잡아 황급히 1루 송구한 볼은 악송구가 되면서 1루주자는 3루까지 갔다.

오타니의 재치있는 번트 안타로 일본은 1사 1,3루의 기회를 잡았고 요시다 마사타카의 유격수 땅볼 타점으로 선취점을 냈다. 이후 오카모토의 3점홈런이 터져 4-0으로 앞서갔다. 오타니의 번트가 기폭제가 됐던 것이다.

오타니는 5회초 2실점 강판 후 5회말 공격에서 다시 존재감을 발휘했다. 4-2로 추격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가점이 절실했는데,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냈다. 오타니 출루로 찬스를 엮어낸 일본은 이 이닝에서 다시 오카모토의 2타점 2루타 등이 집중되며 3점을 뽑아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일본이 4강에 오르기까지 일등공신은 역시 오타티였다.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되고 타석에서도 조별리그 4경기에서 5할 타율에 홈런도 한 방 날리는 등 알토란 활약을 이어왔다. 

오타니는 이번 대회 앞으로 경기에 타자로만 나설 예정이다. 일본이 결승에 오르더라도 소속팀 LA 에인절스의 개막전 선발로 내정된 오타니는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고 타석에만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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