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가능성 VS 인플레이션…연준 금리 셈법 복잡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번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또 다시 커졌다. 바로 며칠 전까지만 해도 금리 동결까지 예상됐지만, 파산 위기를 맞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긴급 유동성 자금이 공급돼 미증시가 랠리하면서 연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이번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또 다시 커졌다. /사진=픽사베이


16일(현지 시간) 미국 대형 은행 11곳은 부도 위기에 빠진 중소은행 퍼스트리퍼블릭에  총 300억달러(약 39조원)를 예치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가 각각 50억달러를 예치하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25억달러를 투입했다. 또 BNY멜론, PNC뱅크, 스테이트스트리트, 트루이스트, US뱅크가 각각 10억달러를 넣기로 했다. 이들 예금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 대형 은행의 통 큰 결정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위기가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함이다. 

앞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퍼스트리퍼블릭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제기되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대형 은행들의 퍼스트리퍼블릭 지원 소식에 뉴욕 증시는 반등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1.98포인트(1.17%) 상승한 3만2246.55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8.35포인트(1.76%) 오른 3960.2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83.23포인트(2.48%) 뛴 1만1717.28로 장을 마감했다.

미 증시 3대 지수가 급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자 다시 금리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이 파산 위기를 맞는 등 금융위기가 고조되면서, 연준이 3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된 바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미국의 기준금리) 선물 시장에서 오는 3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할 확률을 79.7%로 반영하고 있다. 전날은 54.6%에 불과했다.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급격히 낮아져 20.3%에 머물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해법에 쏠리고 있다. 다만 연준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지켜볼 수 밖에 없다는 관망론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연준의 셈법은 나날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이번 은행 연쇄 파산의 원인이 각국 중앙은행이 지난해부터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단행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극심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려온 연준은 이제 금융위기 가능성이라는 또 다른 위험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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