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벗어난 비즈니스 모델 구축 필요성 설파
패틀패스 도입·게임사 세대교체 촉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우리 게임업계가 확률형 아이템을 탈피하는 비즈니스 모델(BM)을 자발적으로 만들어주길 바란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칼 하나 만드는 데 3억 원이 넘게 드는건 게임 보다는 도박에 가깝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지난 16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게임학회

위 회장은 "게임법 개정안 통과까지 6년이 걸렸다"면서 "유료 판매 아이템의 뽑기 확률 공개를 넘어 '컴플리트 가챠'를 막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정한 확률형 아이템을 전부 모으면 보너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특히 "일부 아이템 확률 획득은 로또 1·2등에 당첨되는 수준"이라며 "확률형 아이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극악의 확률로 끊임 없이 과금을 유도하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설파했다.

이어 "넥슨과 넷마블을 비롯한 기업에서 변화가 나타나는 중으로, 확률형 아이템을 '순화'하고 있다는 표현도 나오고 있다"면서 "자정작용이 이뤄진다면 22대 국회를 통한 법제화로 이어질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1년 시작된 '트럭시위'가 게임법 개정안 통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했다. 이전까지는 게이머들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한 탓에 파급력이 크지 않았으나, 오프라인 항의가 언론 보도를 타고 국민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정치권의 인식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위 회장은 "확률형 아이템 때문에 논란이 될 수록 브랜드 파워가 떨어질 수 있다"며 "배틀패스(정기권) 또는 치장용 아이템을 비롯한 모델도 대안"이라고 발언했다.

신년 기자간담회에 이어 게임사 세대교체도 재차 언급했다. 그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장병규 의장·김택진 엔씨(NC)소프트 대표 등의 퇴진을 촉구했다. 일부 업체 주주총회 참석 의사도 밝혔다.

그는 "NC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는 방법은 리니지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콘솔 버전이 성공한다면 김 대표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불거진 '다크앤다커' 리소스 반출 논란에 대해서는 "개발팀이 단체로 퇴사한 뒤 다른 회사로 가는 오래된 병폐의 연장선"이라며 "'테라'를 둘러싼 NC와 블루혼(현 크래프톤)의 법적 분쟁 뿐 아니라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은 유사 사례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위 회장은 "이같은 사건이 중소기업 또는 인디게임에서 발생하면 심각한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고, 국내 게임 소스코드가 중국에서 매매되는 정황도 포착됐다"면서 "K-게임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온 만큼 이같은 이슈는 해소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과 관련해 '일국의 주권이 있고 WHO 권고가 강제력이 있는 것도 아니라'라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업계와 한 목소리로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