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전역 사정권 KN-23형 탄도미사일, 사일로 발사한 듯
해군·해병대 동원 사단급 규모 한미연합상륙훈련 20일 시작
북 추가도발 가능성…김정은 “신속 정확한 핵공격 태세 완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6일 ‘괴물 ICBM’으로 불리는 다탄두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훈련한 사흘만인 19일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쐈다. 전술핵탄두 탑재 가능한 북한의 KN-23 개량형 미사일이 발사된지 25분만에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 전략폭격기 B-1B 2대가 한반도에 진입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에 반발한 북한은 이틀 또는 사흘 간격으로 미사일 도발을 벌이고 있어 FS훈련 전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날까지 5차례에 달한다. 

북한은 19일 쏜 탄도미사일은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800여㎞를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으며, 최저 요격고도인 50㎞ 정도로 날면서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지역 서쪽 끝에서 내륙을 가로질러 기술적 자신감을 보여줬으며, 방향을 남쪽으로 틀면 제주도까지 남한 전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특히 미군 B-1B가 한반도 작전구역에 진입하기 전 일본 항공자위대와 함께 미일 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한 일이 있어 B-1B 전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온다. 이 미사일을 원산 지역에서 발사한다면 일본 본토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

   
▲ 한미 공군이 19일 한반도 상공에서 우리측 F-35A 전투기와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및 F-16 전투기가 참여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23.3.19./사진=공군

북한은 20일 노동신문을 통해 “전술핵공격을 모의한 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이 진행됐다”며 “적의 주요대상에 대한 핵타격을 모의한 발사훈련”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들어 미사일 도발을 하면서 예전과 같은 ‘시험발사’라는 말 대신 ‘발사훈련’이라고 밝히면서 실전배치된 무기를 이용한 타격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이번 KN-23형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나무에 가려진 지하격납고에서 발사하는 방식의 ‘사일로’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만약 북한이 사일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발사 방법과 플랫폼을 다양화해가는 것이 읽힌다”며 “결국 한미의 원점타격능력을 분산시켜서 이동발사 플랫폼의 생존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는 20일 해군과 해병대를 동원해 대규모 연합상륙훈련인 ‘2023 쌍룡훈련’을 시작했다. 2018년 이후 5년간 중단됐던 훈련을 사단급으로 규모를 확대해 다시 연 것으로 FS훈련의 주요 야외실기동훈련(FTX)에 해당한다. 이날부터 내달 3일까지 경북 포항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 훈련에는 사단급 규모 상륙군, 대형수송함 독도함(LPH·1만4500t급), 미국 와스프급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LHD-8·4만2000t급) 등 함정 30여척과 F-35 계열 전투기, 육군 AH-64 아파치 공격헬기, 해병대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등 항공기 70여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50여대 등이 투입됐다.

영국 해병대 ‘코만도’ 1개 중대 병력 40여명도 처음 참가했다. 호주, 프랑스, 필리핀 군은 참관한다.

   
▲ 미군 대대급 부대가 최초로 참가한 FS TIGER 한미 연합 KCTC훈련에서 백석산여단전투단 장병들이 K808차륜형장갑차에서 하차하고있다. 2023.03.20./사진=육군

훈련은 상륙군의 안전한 목표지역 이동을 위한 호송 작전을 시작으로 소해작전, 사전 상륙 목표구역 감시정찰 및 위협 요소를 미리 제거하는 선견부대작전, 상륙 목표구역에 대한 대규모 화력지원, ‘결정적 행동’인 공중·해상 돌격과 목표확보 순으로 진행된다.

이달 말 실시할 ‘결정적 행동’ 단계에는 한미 연합 및 합동 전력이 대규모로 해상과 공중으로 전개해 한미동맹의 압도적 전력과 연합상륙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 줄 예정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미는 지난 13일부터 FS 및 'TIGER'(호랑이) 훈련인 육군 통제 야외기동훈련과 연계하는 과학화전투훈련(KCTC)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기존 중대급 이하 소부대만 참가해왔던 것을 대대급으로 확대했으며, 무박4일의 훈련 방식을 공격과 방어 작전으로 나눠 각각 무박3일씩 2회 실시한다.

KCTC 훈련에 육군 첨단전력인 아미타이거 시범여단전투단의 차륜형 장갑차와 정찰 드론, 미 스트라이커 장갑차, 무인항공기(UAV)를 비롯해 전차, 포병, 육군항공, 군단 특공팀 등 다양한 전력이 투입됐다.  

북한은 상륙훈련과 같은 공격적인 훈련에 예민하게 반응해온 만큼 앞으로도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노동신문은 20일 18~19일 실시된 핵공격 모의훈련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함께 참석해 직접 지도하면서 “핵보유 사실만으로는 실제로 전쟁을 억제할 수 없다. 언제든 적이 두려워할 신속 정확한 핵공격태세를 완비할 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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