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대도시에 대한 공격 위협…北핵태세 점점 더 현실화”
“저수지·열차·사일로 등 발사플랫폼 다양화로 원점타격 분산”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현지지도한 18~19일 핵공격 모의훈련 때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발사된 전술탄도미사일이 800㎞ 사거리에 설정된 동해상 목표상공 800m에서 공중폭발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20일 노동신문을 통해 관련 보도와 함께 공개한 사진에서 이 탄도미사일이 ‘사일로’ 즉 지하에 땅을 파서 만든 원통형 시설에서 발사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북한이 이번에 우리의 대도시에 대한 공격을 위협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사일로를 간접적으로나마 최초 공개함으로써 북한의 핵태세가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미사일은 KN-23B로 보이며 KN-23 계열이므로 풀업 기동을 포함한 변칙 궤도 비행이 가능하다”며 “특히 800m 공중폭발 시험은 파괴력을 최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건물이 많은 도심에 대한 공격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놀라운 것은 최초의 사일로 발사였다는 점”이라면서 “북한은 그동안 이동식 발사대를 선호해왔으나 열악한 도로사정이나 시스템의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사일로 발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예상됐다”고 밝혔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18~19일 이틀간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다. 2023.3.20./사진=뉴스1

그는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침략전쟁연습으로 규정하면서 자신들의 불법적인 핵보유를 정당화하고자 하고 있다”면서 “이번 훈련에서 1일차 핵타격지휘체계관리연습과 핵반격태세 실기훈련, 2일차 핵탑재전술탄도미사일 발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혀 이미 일선부대에서 숙련을 위한 종합전술훈련을 실시할 정도로 실질적인 핵공격 능력을 보유한 점을 과시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지난 저수지, 열차 발사에 이어 이번에 지하격납고인 사일로 발사를 선보이면서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하고 있는 것은 결국 한미의 원점타격능력을 분산시켜서 이동발사플랫폼의 생존성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이번 발사는 사거리가 800㎞라는 점이 놀랍다. 우리군의 ‘킬 체인’(Kill Chain)이 제한되는 북중 접경지역에서 발사하더라도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미사일을 원산쪽에서 발사한다면 일본 본토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 탄두 무게에 따라 그 이상도 가능하고, 더 개량한다면 1000㎞급의 액체연료를 쓰는 구형 스커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북한은 이제 현실로 나온 핵과 미사일을 자주외교의 틀 속에서 자신들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장해나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활용해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북한의 의도에 대한 몰이해 속에서 외교전략적 자율성을 포기하고 정치적으로 손쉬운 군사적 대응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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