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 47% '대환', 44% '내집마련'…채권금리 하락세따라 금리인하 필요성 제기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놓은지 7주일여만에 약 22조원대의 자금을 공급하며 흥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의 대부분이 대출 갈아타기(대환) 용도로 이 상품을 이용했는데, 무주택자들의 '신규 주택 구입'도 못지 않게 상당했던 모습이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이 주금공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액은 출시일인 지난 1월 3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약 7주간 22조 2918억원(신청건수 9만 8582건)으로 집계됐다. 주금공의 공급 목표치인 39조 6000억원 대비 56.3%에 달하는 규모다.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놓은지 7주일여만에 약 22조원대의 자금을 공급하며 흥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자의 대부분이 대출 갈아타기(대환) 용도로 이 상품을 이용했는데, 무주택자들의 '신규 주택 구입'도 못지 않게 상당했던 모습이다./사진=김상문 기자


용도별 신청현황을 살펴보면, 대출 갈아타기가 10조 5740억원(신청건수 5만 449건)을 기록해 전체의 47.4%(건수 기준 51.2%)를 점유했다. 뒤이어 '신규주택 구입'이 9조 8013억원(4만 265건)을 기록해 전체의 44.0%(건수 기준 40.8%)를 차지했고, '임차보증금 반환'이 1조 9164억원(7868건)으로 전체의 8.6%(건수 기준 8.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시도별 신청현황을 살펴보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총 13조 8473억원(5만 6693건)이 접수돼 전체의 62.1%(건수기준 57.5%)를 점유했다. 경기가 9조 592억원(3만 7169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2조 6755억원(1만 529건), 인천이 2조 1126억원(8995건)으로 뒤를 이었다. 

비수도권은 총 8조 4445억원(4만 12889건)으로 집계됐다. 대구와 부산이 액수와 건수에서 타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대구가 1조 5145억원(6421건) 부산이 1조 4792억원(6311건)을 각각 기록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이용자들은 압도적으로 '우대형'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대형은 12조 4832억원(6만 3953건)을 기록해 56.0%를 점유했는데, 주택구입 54.1% 대환 37.8% 임차보증금 반환 8.1% 순으로 나타났다. 건수 기준으로도 주택구입 48.9%-대환 43.4%-임차보증금 반환 7.7% 순이었다. 

우대형은 저소득청년·신혼부부·사회적배려층 등 요건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유형으로, 일반형보다 금리가 0.1%포인트(p) 낮다. 

우대금리 신청현황을 살펴보면, 인터넷·모바일 대출 신청시 금리를 0.1%p 우대해주는 '아낌e'가 85.3%로 가장 많았다. 반면 저소득청년(6억원 이하 주택, 소득 6000만원 이하, 만 39세 이하)이 8.1%, 신혼부부(6억원 이하 주택,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가 3.6%, 사회적배려층(6억원 이하 주택, 합산소득 6000만원 이하)이 2.6%로 모두 저조했다. 

일반형은 9조 8086억원(3만 4629건)으로 집계됐는데, 대환 용도가 5조 8498억원(2만 2698건)으로 주택구입 3조 508억원(9015건)을 훨씬 상회했다. 수도권이 2만 4177건으로 전체의 69.8%를 차지했고, 비수도권이 1만 452건으로 30.2%를 점유했다. 일반형은 주택가격 6억원 초과인 매물을 대상으로 하며, 소득 및 연령 조건이 없다.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자를 소득별로 살펴보면, 가구소득 '3000만~5000만원'에서 가장 많이 활용했다. 3000만원 이하가 10.9%, 3000만~5000만원 이하가 26.4%, 5000만~7000만원 이하가 22.9%, 7000만~9000만원 이하가 17.1%, 9000만원 이상은 22.7%로 각각 집계됐다. 

주택가격은 대부분 '3억~6억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별로 보면, 3억원 이하가 19.1%, 3억~6억원이 54.4%, 6억~9억 원이 26.5%로 각각 집계됐다.

최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 후 약 7주만에 공급규모의 50%를 초과했다"며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할것으로 보이지만, 주된 재원 마련 수단인 주택저당증권(MBS) 금리가 오를 경우를 대비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신규취급액 기준)가 전달 대비 0.29%p 하락한 3.53%로 조정됐다. 3개월 연속 하락세로,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하향조정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3~6.80%, 혼합(5년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형 금리는 연 4.24~5.99%를 기록했다.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이날 현재 우대형 4.05~4.45%, 일반형 4.15~4.55%를 형성하고 있다. 정책모기지 금리가 민간 금리와 비슷한 셈이다.

한편으로 향후 MBS 금리가 오르면 역마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무작정 금리를 인하하기 보다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금리인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신용생명보험의 정책보험화'를 제시했다. 

신용생명보험은 대출자가 갑작스럽게 사망하거나 상해를 입어 상환이 불가능할 경우 잔여 대출금을 보험사가 대신 변제하여 주는 상품이다. 대출자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한 미상환 리스크를 피할 수 있고, 부실채권을 예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출자의 신용이 보강되고, 대출기관 재정건정성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은 신규주택 구입이 40%를 넘어 내 집 마련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높은 금리상태가 유지돼 국민께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금리인하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보험으로서 신용생명보험을 정부가 지원해 차주의 신용을 보강하고, 그만큼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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