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일본이 9회말 드라마틱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두고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멕시코는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고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일본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 WBC 준결승에서 9회말 무라카미 무네노리의 2타점 역전 끝내기 2루타에 힘입어 6-5로 이겼다.

극적으로 결승에 오른 일본은 22일(오전 8시) 미국과 만나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 사진=WBC 공식 SNS


경기는 역대급 명승부로 펼쳐졌다. 우선 일본 사사키 로키, 멕시코 패트릭 산도발의 선발 맞대결에서는 멕시코가 웃었다.

사사키는 최고 164km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3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 4회초 고비를 넘지 못했다. 2사 후 로우디 텔레스와 아이작 파레데스에게 연속해서 빗맞은 안타를 허용해 1, 2루로 몰린 다음 루이스 우리아스에게 3점홈런을 얻어맞았다. 사사키는 이 홈런 한 방으로 4이닝 3실점하고 물러났다.

반면 산도발은 4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3-0 리드 상황에서 교체됐다. 안타 4개를 맞으면서도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일본 타선을 봉쇄했다. 5회말 1사 1, 2루에서 물러났는데, 구원 등판한 호세 우르퀴디가 만루까지 몰렸으나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까지 0-3으로 끌려가던 일본이 7회말 홈런으로 반격했다. 2사 후 곤도 켄스케의 안타와 오티나의 볼넷으로 만든 1, 2루에서 4번타자 요시다 마사타카가 우월 3점포를 터뜨려 단번에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멕시코가 곧바로 8회초 점수를 내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1사 후 랜디 아로사레나와 알렉스 버두고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뽑고, 계속된 공격에서 조이 메네세스가 적시타를 보태 5-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일본은 포기하지 않았다. 8회말 오카모토 가즈마의 사구와 야마다 테쓰토의 안타, 곤도 소스케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든 다음 대타 야마카와 호타카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일단 한 점을 따라붙었다.

5-4로 쫓긴 멕시코가 9회말 지오반니 가예고스를 등판시켜 마무리를 맡겼다. 일본의 선두타자가 오타니라는 것이 멕시코에겐 불운이었다. 오타니가 초구를 노려쳐 중견수 옆 2루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엮었다. 흔들린 가예고스가 요시다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로 몰렸다.

   
▲ 사진=WBC 공식 홈페이지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이번 대회 내내 부진했던 무라카미였다. 그런 무라카미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1볼 1스트라이크에서 가예고스의 3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너무나 극적인 역전 끝내기 2루타였다.

패배 일보 직전까지 갔다가 결승 티켓을 손에 넣은 일본 덕아웃은 환희의 도가니에 빠졌고, 멕시코 선수들은 믿기 힘든 역전패에 침통함으로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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