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 선발로 나섰던 KBO리그 출신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제 몫을 못하고 조기 강판했다.

켈리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일본과 2023 WBC 결승전에 선발 등판, 1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2실점하고 일찍 물러났다.

1회말은 잘 넘겼다. 2사 후 오타니 쇼헤이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4번타자 요시다 마사타카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끝냈다.

2회초 미국이 트레이 터너의 선제 솔로포가 터져 먼저 리드를 잡았다. 그동안 9번타자로 나섰던 터너는 준결승까지 3개의 홈런을 날려 이날은 6번타자로 전진 배치됐고 일본 선발 이마나가 쇼타로부터 대회 5호 홈런을 뽑아냈다.

   
▲ 사진=WBC 공식 SNS 캡처


하지만 미국의 리드를 켈리가 지키지 못했다. 2회말 선두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상대로 던진 초구을 통타 당해 우월 동점 솔로홈런을 맞았다.

피홈런 이후 켈리는 흔들렸다. 오카모토 가즈마와 겐다 소스케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2루로 몰리더니 9번타자 나카무라 유헤이마저 볼넷 출루시켜 만루 위기를 맞았다. 

미국 벤치는 결국 여기서 켈리를 강판시키고 애런 루프를 구원 등판시켰다. 루프가 라스 눗바를 1루쪽 땅볼로 잡았지만 그 사이 3루주자 오카모토가 홈인해 일본이 2-1로 역전했다. 다행히 루프가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해 켈리의 자책점은 2점에서 더 늘어나지는 않았다.

켈리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를 이룬 대표적인 투수다.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외국인 에이스로 활약하며 4시즌 통산 119경기 출장,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호성적을 냈다. 이를 발판으로 2019년 애리조나와 계약하며 빅리거가 됐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호투를 이어가 지난해 2년 총액 1800만 달러에 계약 연장을 했다.

WBC 미국 대표팀에도 뽑혀 결승전 선발 중책까지 맡았던 켈리지만 2회도 못 마치고 역전을 허용하며 강판돼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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