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 최고조는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추가 악화 가능성 낮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투톱의 실적 전망이 갈수록 암울해지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업황 악화에 1분기 적자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그러나 이들 기업의 주가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투톱의 실적 전망이 갈수록 암울해지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그러나 이들 기업의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시장 기대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1분기 전 분기 대비 4% 줄어든 67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2% 줄어든 7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1조70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조원에서 1000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3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이 아예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왔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1% 감소한 61조3000억원, 영업손실은 적자전환한 6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 삼성전자의 적자를 예상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낮아지는 실적 전망 속에서도 1분기 1조원 안팎의 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더 어두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에도 1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는 적자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스마트폰·가전 등이 뒷받침해 주는 부분이 적지 않지만, SK하이닉스의 경우 순수 반도체 회사인 까닭이다. 그만큼 업황 침체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1분기 4조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증권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한 4조6000억원, 영업손실은 적자전환한 4조2000억원으로 예상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모두 올 1분기 SK하이닉스의 적자 규모가 4조2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증권가가 바라보는 반도체 업종의 주가 전망은 여전히 ‘맑음’이다. 업황 악화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건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17.1% 높여 잡았다. 고영민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자금 여력을 자랑한다”며 “반도체 하락 사이클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가 가능한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 이후에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 우려가 발생해도 주가의 하방 경직성(추가 하락하지 않는 것)이 확보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 이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날 경우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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