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1839개사 정기주총…감사보고서 지연‧비적정 기업 '속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상장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집중된 ‘슈퍼 주총위크’를 앞두고 감사보고서를 제때 내지 못했거나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한국거래소는 지난 23일 기준 12월 결산법인 19개사(코스피 6곳‧코스닥 13곳)가 기한 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기업들의 주총이 다음주 집중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3월 마지막 주인 다음 주 전체 상장사의 70% 이상인 1839개사의 정기주주총회가 집중돼 있다고 예고했다.

주총 시즌은 주주들에겐 또 다른 의미에서 긴장감이 감도는 시기다. 감사보고서를 제때 내지 못한 기업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리는 때이기 때문이다. 아예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들도 속속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3일 기준 12월 결산법인 19개사(코스피 6곳‧코스닥 13곳)가 기한 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상장사들은 정기 주주총회 개최 일주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슈퍼 주총위크를 한 주 앞둔 시점까지 보고서를 내지 못한 회사들이 많다.

코스피 시장에선 인지컨트롤스, 조광페인트, 한국앤컴퍼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IHQ(아이에이치큐), 콤텍시스템, 코스닥시장에선 아진엑스텍, 한송네오텍, 넥스트아이, 모베이스, 모베이스전자, 슈피겐코리아, 스튜디오산타클로스, 에스엘바이오닉스, 중앙디앤엠, 네패스, 비보존 제약, 하나마이크론, 하림지주 등의 이름이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이 상장폐지로 가는 ‘1단계’라는 말이 나온다. 보통 회계에 문제 있는 기업들의 감사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물며 감사의견 '비적정'은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예를 들어 일정실업은 감사의견이 '2년 연속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으로 상폐 기준에 해당돼 절차가 진행된다. 코스닥에서도 국일제지, 피에이치씨, 티엘아이, 셀피글로벌, 이즈미디어, 에스디생명공학, 시스웍 등이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아 상폐 사유가 발생했다.

이 중에서 국일제지는 지난 21일 작년 감사보고서에 대해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해 충격을 줬다. 계속기업 존속능력 불확실성,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 비적정에 해당했고, 한국거래소는 내달 10일까지 의견거절 사유 해소 확인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고 예고했다.

국일제지와 같은 사례들이 앞으로 더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으므로 주주들의 긴장감 또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명확한 사유 없이 사명을 자주 바꾸는 기업, 감사보고서 제출이 단 하루라도 늦어지는 회사에 투자할 때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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