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역대 최대 폭 하락…다주택자 보유세 절반 이상 감소
전문가 "매수 수요 늘어 가격 상승 촉진…전세가격 안정 기여"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은 절반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세 부담 완화로 인해 급매물이 감소하면서 매매시장은 둔화하거나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생겼다. 반면 전세시장은 안정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 셀리몬 시뮬레이션 결과 공시가격 하락으로 인해 다주택자들의 보유세 부담이 절반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4일 셀리몬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에 따른 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 보유세 시뮬레이션(공정시장가액비율 지난해와 동일, 종부세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 50% 가정) 결과 지난해 대비 단독명의 1주택자는 20% 이상,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절반가량,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절반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서울 강남구 도곡렉슬을 보유한 단독명의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이 지난해 23억7000만 원에서 올해 18억6500만 원으로 하락하면서 종합부동산세가 286만 원에서 197만 원 감소한 88만 원으로 예상됐다. 종부세를 포함한 보유세는 지난해 871만 원에서 올해 577만 원으로 338만원 줄어든다.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11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되고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하락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또한 올해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이 18억 원으로 상향되면서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대폭 감소한다.

지난해 공시가격 28억8900만 원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를 보유한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보유세는 1305만 원(재산세 730만 원, 종부세 574만 원)에서 올해 856만 원(재산세 672만 원, 종부세 183만 원)으로 절반가량인 45.5% 줄어든다.

다주택자 보유세 부담은 더욱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공시가격 기준 16억700만 원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와 13억2100만 원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보유한 2주택자의 경우 올해 공시가격이 각각 11억5700만 원과 10억3600만 원으로 하락하면서 종부세가 지난해 3079만 원에서 올해 449만 원으로 줄어든다. 보유세 총액은 1114만 원으로 전년(4017만 원) 대비 72.26% 감소한다.

앞서 지난 22일 정부가 공개한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은 지난해 대비 역대 최대 폭인 평균 18.61%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은 2021년 수준, 보유세 부담은 2020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다만 이번 보유세 부담 완화가 전반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가 주택이나 다주택 소유자들이 매도 효과를 높게 유지하려는 경향을 띄면서 가격 하락폭은 기존 대비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매수심리는 급매물에만 반응하고 있고 금융시장 불안이나 추가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에 가격을 올린 매물에 대해서는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급매물에 한해서만 수요가 움직이면서 거래는 주춤하고 가격은 둔화하는 양상을 한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자대학교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공시가격 하락으로 인해 소유자들의 조세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 매도 전략이 보유 전략으로 이동하게 되고 실수요자들도 매수 세력으로 이동할 여력이 있다”며 “이렇게 되면 매도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매수 수요는 늘어나기 때문에 가격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전세시장은 일부 안정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 공동대표는 “다주택자들이 보유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전세 공급이 늘어나는 반면 실수요자들은 매수 세력으로 전환하면서 전세 수요는 감소하게 된다”며 “전세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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