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조용한 창립 기념일…별도 기념 행사 치르지 않기로
지난 2013년부터 4월 둘째 주 금요일 전 계열사 공동 휴무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오는 27일 창립 76주년을 맞는 LG가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조용한 창립기념일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구광모 회장이 창립 75주년을 맞아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행사 없이 통상 업무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지난 2013년부터 4월 둘째주 금요일을 전 계열사의 공동 휴무일로 지정해 시행 중이다. 올해 공동 휴무일은 4월 14일이다.

고 구인회 창업회장이 1974년 1월 5일 세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을 모태로 두고 있는 LG그룹은 고 구본무 회장이 1995년 취임 하면서 회사명을 럭키금성에서 LG로 변경하면서 3월 27일을 창립기념일로 정했다.

   
▲ 오는 27일 창립 76주년을 맞는 LG가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조용한 창립기념일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구광모 회장이 창립 75주년을 맞아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행사 없이 통상 업무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 트윈타워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LG의 경영 철학은 ‘고객가치 경영’에 있다. 락희화학공업사에서 만든 최초의 국산 화장품 ‘럭키크림’, 금성사(현 LG전자)가 출시한 최초의 국산 라디오 모두 “국민의 생활용품을 차질 없게 만들어내는 일이 애국하는 길”이라는 ‘고객가치 경영’의 일환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구광모 회장 역시 지난해 창립 75주년을 기념해 “지난 75년 LG의 여정에는 한결같은 고객의 사랑과 LG인들의 도전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LG의 더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구 회장의 고객에 대한 메시지는 회장 취임 이후 일관되게 전해져 왔다. 앞서 구 회장은 2019년 취임 후 첫 신년사를 통해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임을 강조한 바 있다. 

또 이듬해에는 LG만의 고객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등 세 가지로 정의했다.

이후 2020년에는 고객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고, 2021년에는 고객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구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을 건실하게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반면, 수익성과 성장 가능성이 부진한 스마트폰과 태양광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며 이전과는 다른 LG의 모습을 보여줬다. 또 자회사 13곳도 매각‧청산하거나 합병해 몸집을 줄였다.

물론 수익성이 없다고 무조건적으로 사업을 접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3년 전장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지만, 때를 기다리며 꾸준한 투자를 지속했다.

그 결과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 부문은 지난해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되며 LG전자의 실적을 견인 중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 회장의 선택이 옳았음을 또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구 회장은 향후에도 선택과 집중, 고객가치 경영이라는 일관된 철학으로 기업을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이라는 과감한 방식을 통해 새로운 LG로 거듭나고 있다”며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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