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중국 가계 초과 저축의 소비 전환 가능성 점검' 보고서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최근 중국 경제 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소비회복 전망과 관련해선 현재 중국 내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는 일부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 중국 가계의 초과 저축 중 일부가 소비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아졌으나, 전환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과 관련된 품목의 소비는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KB금융그룹 제공.
 

2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중국 가계 초과 저축의 소비 전환 가능성 점검'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계 초과 저축 중 일정 금액이 소비로 전환될 수는 있겠으나, 초과 저축이 온전히 그리고 매우 빠르게 소비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일부 가계들은 팬데믹 기간 중의 소득 감소와 부동산 침체 등으로 인해 손상된 가계의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향후 더 오랜 기간 저축을 늘려갈 가능성이 있다. 또한 고용 여건과 가계 소득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소비자 신뢰 회복을 제약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가계는 당분간 신중한 소비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상당한 소득 보조금과 실업 수당을 받은 미국 가계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는 중국 가계의 경우에는 초과 저축이 추가 가계 소득이 아닌 예방적 저축 의도와 소비 감소에서 주로 발생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소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부 소비재 품목은 경제 정상화에 힘입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나, 부동산 관련 품목의 소비는 여전히 부진할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 규제와 관련된 소매 매출에서 의류·신발, 케이터링, 화장품 등에 대한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교육·엔터테인먼트·가사서비스 등 서비스 소비와 오프라인 활동 또한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이들 품목의 소비가 크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가구·인테리어·가전 등 부동산 관련 품목들의 소비는 올해에도 주택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또한 지난해 말 내연기간 자동차 구매 인센티브가 만료되면서 올해 1월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동기대비 37.9% 급감하는 등 자동차 판매도 하향 위험에 직면할 우려가 나온다.

   
▲ 자료제공=KB금융그룹 제공.


중국이 경제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국 대비 적은 초과 저축 규모와 국내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 특성으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소비회복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올해 2분기에 고점을 찍은 뒤 다시 둔화세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또한 지방 정부가 여전히 부채에 시달리고 있어 인프라 건설에 대한 자금조달 능력에 제한을 받고 있으며, 고용시장은 여전히 취약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는 가계의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제약하는 등 중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들이 단기간 해뎔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그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의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국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확한 정보를 개인과 기업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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