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요구에 최측근 7인회 퇴장으로 '친명' 색채 덜어내
계파색 옅은 '비명계' 등용했지만 사무총장 유임으로 '반쪽'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행한 지도부 개편에 뒷말이 무성하다. 비명계로부터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은 탓에 신임 지도부에 친문계를 대거 등용했지만, 쇄신 대상으로 지목됐던 사무총장을 유임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28일, 민주당 내에서 새 출발에 나선 이재명호에 대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쇄신론을 주장했던 비명계들을 중심으로 이번 당직 개편에 대해 ‘반쪽짜리’라는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지도부는 전날 계파 갈등을 종식하고, 단일대오를 정비할 목적으로 당직을 대거 개편했다. 이 대표 거취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자 퇴진을 대신해 지난 15일 당내 다수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요구한 쇄신론을 수용한 것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 23일 국회 대표실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따라서 이 대표는 지도부 내 ‘찐명’(진짜 친명)으로 분류되는 최측근들인 7인회 소속 문진석 전략기획위원장, 김병욱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남국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 등을 모두 비명계로 교체했다. 신임 지도부에 친명이라는 색채를 덜어냄으로써 화합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성준 대변인은 당직 발표 후 신임 지도부에 비수도권, 비명계 의원이 대거 등용된 점을 강조하며 “통합과 탕평 그리고 안정을 고려해 당직을 개편했다”고 말했다. 다만 비명계 의원들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조정식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조 총장은 당내 화합을 이룰 적임자”라며 유임의 뜻을 밝혔다.

이에 비명계에서는 공천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무총장이 유임된 것에 대해 ‘무늬만 쇄신’이라는 비판이 나오게 됐다. 전임 민주당 지도부 일부가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 노력을 당무 기여도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친명 사무총장이 유임될 경우 이 대표 방탄에 의원들을 강제동원할 여지가 잔존한다는 지적이다.

또 비명계를 대거 등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파색이 옅은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코드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당직개편은 이 대표 사법 리스크 심화와 방탄 프레임 탈피를 목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최근까지 해당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표출한 인물은 호남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송갑석 의원뿐이다. 쇄신 목적인 방탄 프레임 탈피를 위한 ‘레드팀’도 채 갖추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비명계는 이번 당직 개편을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하면서도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며 스리슬쩍 질서 있는 퇴진론을 재등장시키고 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극복해야 할 민주당의 문제로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방탄 프레임을 꼽으며 “민생과 미래를 아무리 이야기해도 전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법은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원들의 압도적 선택을 받은 덕에 이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면서 “차선책으로 당에 방탄 이미지를 고착화하는데 기여한 임명직, 지명직 전원이 물러나라”고 말해 당직 개편을 두고 계파 갈등이 잔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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