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 이어 외교비서관까지 사퇴…윤 대통령 방미 앞둔 시점서 이례적
김성한 실장 교체설에 대통령실 "사실무근, 거취 연결 무리" 일축
4월말 한미정상회담~5월10일 취임 1주년~5월20일 G7 정상회의 '주목'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통령실 외교라인 중 김일범 의전비서관이 지난 10일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난데 이어, 최근 이문희 외교비서관마저 교체되자 불거진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의 경질론이 대통령실 안팎으로 시끄럽다.

국가안보실장은 대한민국의 외교 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총사령탑이다. 대통령이 사단장이라면 국가안보실장은 수석참모인 격이다.

문제는 김성한 실장의 거취가 갑작스럽게 떠올랐다는 점이다.

지난 5일부터 3박 5일간 미국 워싱턴DC를 직접 방문해 미 정부측과 윤 대통령 방미를 조율한 당사자가 김 실장인데,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양측이 조율하는 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일단 대통령실은 지난 28일 김 실장에 대한 교체설, 경질설을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관련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사실과 다른 기사"라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추가적인 설명을 생략해 향후 외교·안보라인의 인선 문제가 어떻게 될지 여지를 남겼다.

   
▲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022년 12월 28일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인도태평양전략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은 위중하다.

글로벌 복합위기가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도진 가운데, 북핵 위협은 여전하고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진영이 중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외교관계를 구축한 한국으로선 보다 발빠르고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대외정책 사령탑인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외교·안보라인의 전면 개편이 언제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점은 오는 4월 26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취임 1주년인 5월 10일 사이다. 더 나아가면 5월 19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기간 이후까지 확대된다.

일단 윤 대통령은 김 실장을 비롯해 외교·안보라인 참모진을 따로 불러 다독이며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 핵심인 의전 및 외교비서관이 잇달아 바뀌었지만 김 실장을 유임시켜, 외교·안보라인의 중추로 최소 한달 이상 쓰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올해 치러야 할 대외 일정 중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무엇보다 중요한게 사실이다. 섣불리 사령탑을 바꿔 대의를 그르칠 순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가안보실은 맡고 있는 업무 특성상, 타수석실에 비해 인선 교체 폭이 적었다. 오는 5월 대대적인 전면 개편에 들어가 새로운 참모진으로 진용을 꾸릴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관계자들로부터 흘러나오는 전언은 제각각이라, 섣부른 예단은 힘들다.

당장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서 미국 상하원 등 의회에서의 연설이 성사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10년 만의 일이다.

올해 윤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이를 뒷받침하고 조율하는 국가안보실 등 외교·안보라인의 인적 개편이 언제 단행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