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조금 신청엔 “고민 중”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추가 감산 여부에 대해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미국 신규 패키징(후공정) 공장 신축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면서도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29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 75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29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추가 감산 여부에 대해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미국 신규 패키징(후공정) 공장 신축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면서도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박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는 팬데믹 영향과 공급망 차질,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급격한 거시경제 환경 변화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확대됐다”고 회고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4조6216억 원, 영업이익 6조809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총 1조112억 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내며 연간 영업이익이 45.1%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업계 선두의 제품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박 부회장은 “D램과 낸드 모두 업계 선도 기술력을 유지했고 차세대 공정 기술인 EUV를 활용해 4분기 원가 경쟁력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상황에 맞게 양산 속도를 유연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 부회장은 “설비투자(CAPEX) 지출 역시 지난해 19조원 규모에서 올해 50% 이상 절감해 한 자릿수 (조원) 규모의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설비투자 전략을 새롭게 정립해 매출 대비 투자 규모를 제한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다툼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최적의 방향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 상황을 위기로만 인식하지 않고 세계적으로 성장할 기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짓기로 한 SK하이닉스 어드밴스 패키징(반도체 후공정) 공장을 계획대로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공고히했다. 

다만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조건이 너무 힘들다”며 “많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올해 10월에 끝나는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장비 유예 조치와 관련해서는 “시간을 벌며 1년 뒤에도 또 신청할 듯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SK하이닉스는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영업보고 및 부의 안건을 모두 원안 의결했다. 부의 안건은 △제75기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한애라·김정원·정덕균 선임 △감사위원 한애라·김정원 선임 △기타비상무이사 박성하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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