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간판 수비수 김민재(27·나폴리)가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했다. '힘들다'는 의미를 잘못 전달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한국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을 치러 1-2로 졌다. 김민재는 지난 24일 콜롬비아전(2-2 무승부)에 이어 이날 우루과이전까지 2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우루과이전 후 김민재가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지금 힘들고, 멘탈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다.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이라며 "축구 면에서도 힘들고 몸도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보다는 이제 소속팀에서만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어서 이 발언이 던진 파장은 컸다. 대표팀에서는 물론 소속팀 나폴리에서도 대체불가 핵심 수비수인 관계로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힘든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많은 축구팬들이 국가대표의 의미를 가벼이 본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져 크게 논란이 됐다.

   
▲ 사진=김민재 인스타그램 캡처


국내 A매치 2연전 일정을 마친 김민재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탈리아로 출국했다. 출국장에서 논란의 발언과 관련된 입장을 따로 내놓지 않았던 김민재는 이날 오후 개인 SNS에 사과의 뜻을 담은 입장문을 게시했다.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 팬 분들 죄송합니다"라며 사과로 글을 시작한 그는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글을 올린다"면서 "(대표팀)경기가 많아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한 경기가 없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냥 재밌게만 했던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멘탈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나는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 이런 것들이 힘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전날 발언 내용을 해명했다. 

끝으로 김민재는 "대표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 점,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김민재 SNS 사과문 전문]

우선 저의 발언으로 놀라셨을 선수, 팬 분들 죄송합니다.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글을 올립니다.

저는 대표선수를 하면서 한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국가대표팀 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때, 단 한번도 당연시 여기지 않았고, 잔 부상이 있다는 이유로, 비행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경기가 많아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한 경기가 없습니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습니다.

어제의 인터뷰로 제가 태극마크를 달고 뛴 49경기는 없어졌고 태극마크의 의미와 무게와 모든 것들을 모르고 가볍게 생각하는 선수가 되어버렸습니다.

마냥 재밌게만 했던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고, 멘탈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의 부담감, 나는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수비수로서 실점했을 때의 실망감, 이런 것들이 힘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지금 제가 축복받은 선수임을 잘 인지하고 있고,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기간에 모든 부분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되었음을 알아주시고, 대표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 점,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국가대표팀을 응원해주시고 현장에 와주시는 팬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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