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축구협회(KFA)rk 징계를 받았던 축구인 100명을 사면 조치한 데 대해 한국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즈인 붉은악마가 강력 반발하며 사면 조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축구협회는 지난 28일 이사회를 열고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 중인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 여기에는 지난 2011년 축구계를 뒤흔들어놓았던 프로축구 승부조작 관련 선수 48명도 포함됐다.

축구협회는 이번 사면에 대해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면 조치는 후폭풍이 거세다. 사면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다. 축구협회가 내세운 사면의 배경인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이 왜 사면의 이유가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비난의 화살이 축구협회로 쏟아지고 있다.

   
▲ 붉은악마의 사면 철회 요구 성명(왼쪽)과 축구대표팀 경기 응원 모습. /사진=붉은악마 공식 SNS


대표팀의 최대 지지 세력인 붉은악마도 가만 있지 않았다.

붉은악마는 29일 공식 SNS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2023년 3월 28일에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습적으로 의결한 승부조작범죄자 48인을 포함한 비위행위자 100인의 사면안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전면 철회를 요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붉은악마는 2011년 승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승부조작과 불법 도박은 한국 축구의 근간을 흔들었던 최악의 사건으로 한국 축구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 대한민국 축구팬과 선량한 축구인들이 그간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겪었음을 아는 이들은 바로 지금의 협회 수뇌부 아니던가?"라고 성토했다.

또한 "제 살을 깎는 심정으로 썩은 부위를 도려내고 쓰라린 상처를 정성스레 보듬어 가꿔온 한국 축구의 지난 12년. 공든 탑을 쌓는 마음으로 조금씩 올바르게 성장하던 K리그와 한국 축구를 3월 28일 정몽규 회장 이하 축구협회 수뇌부는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행위를 일으켰다"고 분개했다.

사면 조치 전면 철회와 함께 팬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 붉은악마는 사면 결정이 강행될 시에는 A매치 보이콧은 물론 K리그 클럽 서포터즈와 연계해 리그 경기 보이콧, 항의 집회 등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축구협회는 이번 사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문답 형식으로 사면의 취지와 배경, 사면대상 선정 경위 들을 다시 설명하며 팬들의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별로 달라지지 않고 있으며, 붉은악마까지 나서 사면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축구협회가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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