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분해 수소 추출·배터리 소재 개발 박차
[미디어펜=조성준 기자]롯데케미칼이 롯데 그룹 차원의 미래 비전 중 하나인 수소에너지·배터리 분야 집중 육성에 나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와 배터리 분야를 내세웠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총에서 “고부가제품 개발 강화 등 미래 기술의 선제적 확보, 포트폴리오 재편 등 질적 변화를 통해 석유화학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롯데케미칼 전남 여수 공장./사진=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은 수소와 배터리 등 에너지 분야에 오는 2030년까지 그룹 차원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미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고삐를 조인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지금까지 에탄올과 납사 등 전통적인 석유화학 기초소재 분야에 사업 구조가 편중돼 있었다. 경쟁사들보다 다소 늦었지만 그룹 역량을 총동원해 격차를 좁힌다는 목표다.

우선 수소 사업에서 최근 희소식이 있었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과 함께 진행하는 '암모니아 기반 광분해 수소추출 설비'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의 1차 산업융합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로부터 실증 특례를 받았다.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해한 뒤 정제공정에서 질소와 미분해 암모니아를 제거하고 수소를 생산하는 해당 기법은 세계 최초에 해당하지만 그간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수소법 제36조 등에 따라 수소추출설비는 제조허가와 검사를 받아야 하는 수소용품에 해당한다. 하지만 암모니아 기반 광분해 수소추출 설비에 관한 기준이 없어 허가와 검사가 불가능했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기존의 암모니아 열분해 설비는 650도 이상의 고온 환경을 만들어야 해 가동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온실가스 발생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암모니아 광분해 설비는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가동 준비 시간이 짧아 효율이 높고 온실가스도 발생하지 않는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은 이번에 통과된 기술을 바탕으로 울산 남구에 1일 200㎏ 가량의 수소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완제품이 아닌 배터리 핵심 소재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롯데 화학군은 양극박과 동박, 전해액 유기용매 및 분리막 소재 등 2차전지 핵심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발판으로 분리막 소재(PE) 생산 및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4종(EC, DMC, EMC, DEC)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롯데케미칼의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LOTTE Battery Materials USA Corporation)가 국내 동박 생산 1위(2022년 생산능력 기준) 업체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인수 작업을 마쳤다.

롯데의 전지소재사업은 당초 2030년까지 총 4조 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액 5조 원 목표를 설정했으나, 이번 인수로 목표 조기 달성 및 매출 규모 7조 원 달성이라는 새 목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전지용 양극박 생산 기업 롯데알미늄은 글로벌 2차전지 수요 급증을 감안,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생산량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조일알미늄과 약 1조400억 원 규모의 2차전지용 양극박 원재료 공급 계약을 하기도 했다. 이 계약을 통해 확보한 양극박 핵심 원재료인 알루미늄 스트립(AL-Strip)을 국내 및 해외 공장에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장기 공급받아 고품질·고효율 양극박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핵심소재 4대 축을 바탕으로 미국, 유럽 전기차 배터리 소재 해외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고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석유화학과 함께 이차전지 소재와 수소 사업을 신사업으로 점찍고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규모를 늘리고 있다”며 “전통 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배터리 및 수소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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