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예탁금‧신용거래융자 '집중'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 예탁금이 다시 5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용거래 융자도 ‘연중 최고’ 수준까지 치솟아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에 대한 경각심도 다시금 제기된다. 코스피보다 코스닥 시장에 더 많은 자금이 몰리는 현상도 지속되는 모습이다.

   
▲ 국내 증시가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 예탁금과 신용거래 융자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강세가 돋보인다. /사진=김상문 기자


3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침체에 빠졌던 국내 증시가 점차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 거래대금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은 금융투자협회가 매일 정리해 발표하는 투자자예탁금 추이에서 드러난다. 투자자 예탁금은 최근 거의 두 달 만에 다시 50조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8조31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7일에는 50조544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월 1일(51조5217억원) 이후 두 달여 만에 50조원을 넘겼다. 이후 이틀 동안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연초만 해도 45조원을 하회하는 상태로 올해 거래를 시작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대기성 자금이기 때문에 예탁금의 증가는 투자심리 회복의 대표적인 지표다. 특히 이달에는 2차전지 관련주들의 강세가 코스닥 지수를 강하게 이끌며 코스피 거래대금을 압도하는 기현상이 장기간 반복되는 독특한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2차전지 테마주들을 매수하지 않은 투자자라면 오히려 약보합 장세를 경험했을 것임에도,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일부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워낙 가팔랐기 때문에 이들 종목의 급등이 투자자들을 소환하는 효과를 낳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들어 코스닥은 6% 넘게 올랐으나 코스피는 약 1% 상승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 보유주식 등을 담보로 빌려주는 주식 매수 자금으로 ‘빚투’ 규모를 나타낸다. 지난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18조5490억원을 기록해 거의 반년 만에 최대 규모까지 치솟았다.

이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측면에서도 코스피보다 코스닥 잔액이 더 많은 현상이 관찰된다. 같은 날 기준 코스피 신용거래융자는 9조967억원을 기록한 반면 코스닥은 9조4522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 신용거래융자가 코스피를 능가하는 현상은 이달 하순부터 본격화돼 지금은 거의 3000억원 정도의 격차를 만들어낸 상태다.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4월 증시 향방에 따라 이와 같은 경향이 얼마나 지속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2차전지 테마가 과열 수준으로 달아오른 만큼 다른 섹터로 증시자금이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테마를 비롯해 바이오‧게임 섹터 등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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